소녀라고 불리고 싶은, 아니
소녀라 불려도 좋을 여섯 추억들..

오늘도 '바다' 속 피어나는 작은 하트..


                                                                 ... 藝盤예반 *.*



Night Ranger - Sister Christ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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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그런 날이면 언제나
이상하기도 하지, 나는
어느새 처음 보는 푸른 저녁을 걷고
있는 것이다, 검고 마른 나무들
아래로 제각기 다른 얼굴들을 한
사람들은 무엇엔가 열중하며
걸어오고 있는 것이다, 혹은 좁은 낭하를 지나
이상하기도 하지, 가벼은 구름들같이
서로를 통과해가는

나는 그것을 예감이라 부른다, 모든 움직임은 홀연히 정지
하고, 거리는 일순간 정적에 휩싸이는 것이다
보이지 않는 거대한 숨구명 속으로 빨려 들어가듯
그런 때를 조심해야 한다, 진공 속에서 진자는
곧,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검은 외투를 입은 그 사람들은 다시 저 아래로
태연히 걸어가고 있는 것이다, 조금씩 흔들리는
것은 무방하지 않은가
나는 그것을 본다

모랫더미 위에 몇몇 사내가 앉아 있다, 한 사내가
조심스럽게 얼굴을 쓰다듬어본다
공기는 푸른 유리병, 그러나
어둠이 내리면 곧 투명해질 것이다, 대기는
그 속에 둥글고 빈 통로를 얼마나 무수히 감추고 있는가!
누군가 천천히 속삭인다, 여보게
우리의 생활이란 얼마나 보잘것없는 것인가
세상은 얼마나 많은 법칙들을 숨기고 있는가
나는 그를 향해 고개를 돌린다, 그러나 느낌은 구체적으로
언제나 뒤늦게 온다, 아무리 빠른 예감이라도
이미 늦은 것이다 이미
그곳에는 아무도 없다

2

가장 짧은 침묵 속에서 사람들은
얼마나 많은 결정들을 한꺼번에 내리는 것일까
나는 까닭 없이 고개를 갸우뚱해본다
둥글게 무릎을 기운 차가운 나무들, 혹은
곧 유리창을 쏟아버릴 것 같은 검은 건물들 사이를 지나
낮은 소리들을 주고받으며
사람들은 걸어오는 것이다
몇몇은 딱딱해 보이는 모자를 썼다
이상하기도 하지, 가벼운 구름들같이
서로를 통과해가는
나는 그것을 습관이라 부른다, 또다시 모든 움직임은 홀연히 정지
하고, 거리는 일순간 정적에 휩싸이는 것이다, 그러나
안심하라, 감각이여!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검은 외투를 입은 그 사람들은 다시 저 아래로
태연히 걸어가고 있는 것이다
어느 투명한 저녁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모든 신비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하여


                   < 어느 푸른 저녁 >
 / 기형도

                                                                       
         
                                  ... 藝盤 .


Tin Pan - Eve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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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것이 하얗다
하얗게 둥지 튼 겨울 햇살이 그대 사랑같이 뽀얗다
그리고 음악 속에 내 하루의 한낮이
촛불 켜든 채 닻을 내리고
가끔씩 하늘 문열고 나는 새들이 있어
문득 세상살이가 가벼워진다
그대, 불러줄 이름조차 아주 멀어져
희미해진 얼굴 낮달로도 뜨지 못하면
나 그때는 어찌하나
겨우내 내 꿈속 머리맡에
피워주던 풀꽃도
제 허리 베어 흰 커튼으로 어둔 창 가렸구나
곤한 잠속에 마른 꽃잎을 들고 섰는 사람아
떠날 때는 눈물도 보이지 말아라

길 위엔 종이조각만 날아있고
자동차도 아이들도 겨울골목도
오늘은 휴일이다
 
              < 겨울 일요일 > / 이창숙 
 
   
                                    ... 藝盤 *.*       
 
 
Those Winter Sundays - Trey Overhol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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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출된 아름다움..
  화면 속 샴푸의 요정은 일상의 황폐로 부터 우릴 데려간다.
    허나 그 가공된 행복조차도, 태생적 탁월 유전자들의 어울림으로만 가능한 것.
  그림 속 행복샘, 사랑의 오아시스는
   우리네 일상의 사진첩에서는 인화되지 않아.
     .........

       덮어쓰기..
거짓말처럼 삭제되고 치환되듯
   우리네 기억은 왜 초기화에 실패할까.
FlowerByKenzo 의 시공간을 세월로도 세척할 수 없듯
   기억의 색조..약속의 향은 삭제가 불가능하다.
                                               
                                             
          ... 藝盤예반*.* 

 

Celtic Woman - Pie Je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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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너의 결혼식..


  일요일 아침.. 무거운 눈꺼풀을 깨우며 물으신다.
"요즘 바다에게 무슨 일 있니..? 어젯밤 꿈에 보이더라.
두 손을 꼭 잡고 '미안해요..' 라던데 표정이 안좋더구나.."
아..!  문득 정신이 들어 얼른 전화기를 들었어.
몇번의 전화벨이 울릴 때, 그 순간이 얼마나 지옥같던지.
근무자가 전화를 받는다..
서둘러 물었네.. '혹시 오늘 당직근무하시나요..?'
친절한..하지만 잔인한 대답이 돌아왔어.

"예~, 쌤 어제 결혼하셔서 신혼여행 가셨는데요~~" 



   그랬다..
  그렇게 모노드라마는 끝났다.
불현듯.. 짧지 않은 정지화면같던 시간, 묵음으로 소통되던 그 시간들이
이제서야 막바지 타이머처럼 번뜩이며 스쳐간다.

무슨 짓을 한건지..  방치된 아니 애써 외면한 무기력함 속에
그렇게 연극은 끝났어..



  그렇게 25년.. 銀婚의 달, 충만하고 평화롭고 완성된 삶.
그 행복을 지켜보는 아웃사이더..
결코 지워지지 않는 분홍글씨,
그 멍에 속에
  어둠 속 판토마임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음을.. 
Sea of Heartbreak..



                                                                     ... 藝盤예반 *.*  




윤종신 - 너의 결혼식

                                                                                                                                                                 

 

너를 잊기 위하여
고개를 젓는다
젓는 폭(幅)만큼
물결지는 그리움.
너를 잊기 위하여
눈을 감는다
감는 눈 속에서
쏟아지는 별
하나씩 집어 바다에 던진다.
바다에서 되살아나는 네 목소리,
내 영혼은 온통
 네 음성으로 운다.

 
                < 혼자 쓰는 편지 1 > / 이영춘  


 꿈에.. 

   또 내게 혼을 불어넣는 그 사람.


                                       ... 藝盤  .

 

Daryl Hall - Dreamt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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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 일이 있을 때는 죽음을 생각하기 어렵다.
일은 다른 데로 눈을 돌리기 어렵게 만드는 속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우리 자신을 우주의 중심으로 여기고 현재를 역사의 정점으로 보는 것,
코앞에 닥친 회의가 엄청나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
'마감의 압박'을 느끼는 것은 일이 인간에게 마련해준 생활의 지혜와 다름없다.
일은 최소한 우리가 거기에 정신을 팔게 해 줄 것이다.
우리에게 뭔가를 정복했다는 느낌을 줄 것이다. 품위 있는 피로를 안겨줄 것이다.
식탁에 먹을 것을 올려놓아 줄 것이다. 더 큰 괴로움에서 벗어나 있게 해 줄 것이다.”
                                                                               - <일의 기쁨과 슬픔>   

 여기 있을때는.. 사회인 야구라도 한 게임 할려면
흙이 울퉁불퉁한 회사 운동장도 겨우 빌리곤 했었는데
캐나다에는 담요처럼 포근한 잔디운동장이 지천에 널려 있다는 제프리.
그걸 보고 지나치면서, 내가 니들보다는 훨씬 잘할걸..?
내가 던지면 니들은 아무도 못 칠걸..? 그러고 다닌다는데
문제는 이민간지 강산이 변하고도 남을 시간이 지나도록
천혜의 환경.. 그 일상을 즐기는 라이프스타일은 여전히 그림의 떡이라는거.
생활의 굴레..
진정 우리네 삶은, 외야석에서 고함만 치는.. 내뜻대로 되진 않는
그들만의 리그인가..
 
'주인공이 부재중인 내 삶'


                                       ... 藝盤  .

 

Anita Bryant - In My Little Corner Of The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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