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 해야할 일들이 남아 있다는 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저 하늘 별들에 감격하며
지천의 꽃들에 감사하는 것조차
어쩌면 사치스러운 시절
서로 살아있음을 알리는 눈짓
남모를 그리움 하나 간직하고 있다는 건
그래도 얼마나 눈물겨운 행복인가
어려운 시절일수록
무언가 갚아야 할 게 남아 있다는 건
또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설사 그것들이 월세 혹은 빚이라 할지라도
견뎌야 할 일이라면
더구나 해야만 할 일
그 일들이 잠시 좌절된 꿈을 이루는 거라면
더구나 갚아야만 할 일
그 일들이 속 깊은 분노로 남아 있는 한
우리 이렇게 살아남아
뜨거운 눈빛 주고받을 수 있다는 건
그래도 얼마나 섬찟한 행복인가

               < 행복 > / 이원규  
                                                                        
       
                                  ... 藝盤 .


구름 들꽃 돌 연인 - 해바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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