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스무 마리의 사냥개에 쫓기다 마침내 사로잡히게 되자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물론 이들은 나를 죽이겠지. 하지만 참으로 어리석고 불쌍하구나. 생각해 보라. 단지 한 '사람'을 죽이기 위해 스무 마리의 나귀를 탄 스무 마리의 여우가 스무 마리의 늑대를 이끌고 사냥을 할 필요가 있겠는가." ♣ <칼릴 지브란> ![]() 양병집 - 두바퀴로 가는 자동차 |
![]() ![]() 스무 마리의 사냥개에 쫓기다 마침내 사로잡히게 되자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물론 이들은 나를 죽이겠지. 하지만 참으로 어리석고 불쌍하구나. 생각해 보라. 단지 한 '사람'을 죽이기 위해 스무 마리의 나귀를 탄 스무 마리의 여우가 스무 마리의 늑대를 이끌고 사냥을 할 필요가 있겠는가." ♣ <칼릴 지브란> ![]() 양병집 - 두바퀴로 가는 자동차 |
![]() ![]() 한때는 달팽이 모양의 쇠고둥이 살던 집이었고, 그 첫번 주인이 죽은 뒤로는 잠깐 소라게가 그 집을 차지하고 살았으나 그녀석마저 가냘픈 포도덩굴 같은 자국을 모래사장에다 남기고 달아나 버려 결국은 나한테 이 껍데기를 남겨주었읍니다. 한때는 그래도 그 소라게란 녀석을 지켜 주었는데. 나는 손에 든 소라 껍데기를 돌려가며 녀석이 빠져나간 활짝 열린 출입구를 유심히 들여다 봅니다. 이 집이 그만 귀찮아져서 였을까? 녀석은 왜 달아나 버렸을까? 더 좋은 집, 더 훌륭한 생활양식을 바랐던 것일까? 하기야 나 역시 이 두세 주(週)의 휴가를 위해 도망을 치고, 그리하여 내 생활의 패각(貝恪)을 빠져나온 것이 아닌가. 나의 소라 껍질이 이렇게 생겨먹은 것은 아니리라. 얼마나 너절한 모양이 되어 버렸는가! 이끼로 더렵혀지고 따깨비조개로 마디가 불거져 더 이상 그 형체조차 알아보기 어려웠습니다. 정말이지, 한때는 뚜렷한 모습을 갖고 있었던 조개였습니다. 아직도 내 마음 속에는 그때의 모습이 살아 있습니다. 내 인생의 모습은 과연 어떤 것일까? <린드버그> ![]() 꽃신속의 바다-김영미 |
![]() ![]() 오케스트라 모든 악기의 튜닝의 기준이 된다는, 그래서 항상 중앙에 위치한다는 걸 알려준 오보에 소녀. 주말에.. 내려가는 기차에서 몇 번 마주친 기악과 아가씨, 알고보니 우리집이랑 500m 정도의 거리에 있던 동향녀. 두어번 놀러갔던 집이 엄청 으리으리했던 무남독녀 외동딸이었지. 이 아가씨가 틈만나면 하숙방을 찾아온다, 75번 종점에 있는 지네 하숙집에서 결코 가까운 거리가 아닌데. 한번은 그 사람이랑 마주치기도해 낭패스러웠어. 불편한 내색에 은근히 거리를 두는 내게 어느날 그녀는 얘기하길, '동성동본이래도 난 상관없어'.. 뭔소리? 철딱서니하곤.. 그건 너 생각이지, 부모님도 그럴까, 기냥 오빠 동생해~ 어쨌든 본의아니게 그녀의 눈물을 보게됐고, 내 탓은 아니지만 좀 그랬어. 훗날 소식을 들었지.. 학교도 마치지 않고 도중에, 서울대 출신이랑 결혼했다고.. 것봐, 너의 라이프스타일은 그래야 한다니까. ![]() ... 藝盤 *.* |
№45.. 평일의 공원 .. (0) | 2009.02.06 |
---|---|
№44.. 동성로.. 방..방.. 쫄면 .. (0) | 2009.02.05 |
№42.. 가지불꽃.. 시화전 .. (0) | 2009.02.03 |
№41.. Phoenix .. (0) | 2009.02.02 |
№40.. 수성못 .. (0) | 2009.02.01 |
![]() ![]() 그런 때에는 코트깃을 세우고 쇼윈도 앞에서 멋진 털모자를 보아도 별로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낯선 카페에 들어서서 즐거이 웃고 있는 사람들의 무리를 보아도 돌아서서 그 자리를 떠나 보아도 별로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흔들리며 뒤쫓아 오는 그림자를 봅니다. 사람들이 그림자를 밟습니다. 그래도 분노 한 가닥 눈물 한 방울 생기지 않으니...... 별로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집으로 가서 방에 들어가 신경안정제를 털어 넣고 물을 마셔도 별로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스스로가 부끄러워서 서둘러 커튼을 닫아 봐도 별로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갓난아기가 되었으면 하고 생각합니다. 이제 막 태어난 갓난아기! 맘속에 머리속에 아무것도 들지 않은 갓난아기! 두 눈을 꼭 감고 아무것도 보지 않습니다. 침대에 똑바로 홀로 눕습니다. 해답은 하나입니다. 바로눕기. 『바로눕기』 (자신이 마구 흔들릴 때) / 에릭 케스트너 ![]() Neil Young - See the Sky About to Rain (Lyrics) Royce Hall |
![]() ![]() 그렇게 걸어도 당신과의 거리는 좁히지 않아요. 당신은 당신의 걸음만 가고 결국 제자리 걸음을 한 턱이어요. 신비해요. 거리의 모든 움직이는 것이 제자리 걸음만 하는 것 같아요. 움직임사이 비집는 바람도. 황홀해요. 그러면서도 무엇 하나 정지 한게 없어요. 내일 또 걷겠어요. 당신 만나지 못할 걸음이래도 어쩜 황홀하기만 한 걸요. < 낡음 中 4 > ![]() [They Long To Be] Close To You - The Carpenters |
![]() ![]() 가정대였던걸로 기억하는데 문학의 꿈이 있었어. 어느날 '가지불꽃展'이란 시화전을 한다고 그 사람이 구경을 가자네. 준공한지 얼마 안된 큰 빌딩(섬유회관 이던가?) 높은 층에서 한다고, 팜플렛 분위기에서부터 약간 기가 죽을 정도였지. 중고교 시절, 여학교에 구경다니던 시화전의 기억이 초라해지더군. 그래도 그렇지, 정식 등단한 문인도 아니고 그냥 여대생의 습작정돈데, 아무튼 대단한 아버지의 전형적인 엄친녀답게 전시장 입구에 장승처럼 줄줄이 버티고 서 있던 화환들. 작가의 설명을 들으면서.. 조용한 음악아래 다과도 들면서, 빵빵한 엄친녀들 속에 섞여서 어색한 저녁시간을 보냈다. 진땀이 나는 건 휘황한 조명때문은 아니었네, 어쩔수 없이 하숙생티가 나는 어설픈 정장이 그렇게 불편할 수가. 그래도.. 전시 첫 날, 채 갖춰지지 않은 음악적 분위기에 몇가지 어드바이스해주고 면피했던 기억이.. ![]() ... 藝盤 *.* |
№44.. 동성로.. 방..방.. 쫄면 .. (0) | 2009.02.05 |
---|---|
№43.. Oboe .. (0) | 2009.02.04 |
№41.. Phoenix .. (0) | 2009.02.02 |
№40.. 수성못 .. (0) | 2009.02.01 |
№39.. Lady in Red .. (0) | 2009.01.31 |
![]() ![]() 예전엔 '감초들'이라고 과밴드가 있었다더만, 공부에 지장있다고 교수진이 없애라고 했다나 어쨌다나. 남부정류장 근처 가정집 지하를 빌려 연습하곤 했는데, 음악적 기호나 정서가 전혀 맞지 않는 친구들이었지만 그냥 기타치는게 좋았어. 주로 과행사에 불려(?)가는게 주무대인 그 당시, 10만원 정도를 받았는데 삼륜차에 용달비, 악기대여비.. 등등 빼면, 음식 대접받는게 남는 거였지. 가장 큰 스트레스는 이런저런 시험이 수시로 있는 과 특성상, 연습시간에 꼬박꼬박 갈 수도 없고 내일 시험인데 오늘 연주를 해야하는 일도 있다는거. 본행사 진행하는 동안 무대 악기 뒤 병풍 안쪽에 쪼그려 앉아 다음날 시험칠 책을 뒤적거리곤 했다. 캠퍼스랑 시내 곳곳에 붙어있는 공연포스터를 봤는지 그 사람이 한번은 걱정스레 얘기했네, 그만하라고. 근데 그만두지 않아도 됐어, 내가 잘렸으니까. 도저히 연습에 참여할 수가 없으니 어쩔 수 없었지. 그래도 멋진 시간이었어, 상처뿐인 외도였지만. 방학 후 연습실에 갔더니 내 기타는 팔아먹었더군, 첫 장학금받아 샀던 애마였는데. 그리고.. 그 학기에, 한 과목 과락했어. ![]() ... 藝盤 *.* |
№43.. Oboe .. (0) | 2009.02.04 |
---|---|
№42.. 가지불꽃.. 시화전 .. (0) | 2009.02.03 |
№40.. 수성못 .. (0) | 2009.02.01 |
№39.. Lady in Red .. (0) | 2009.01.31 |
№38.. 매듭-3 .. 하늘로 간 매듭 .. (0) | 2009.01.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