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하게 도서관 벤치에 앉아서들 노닥거리고 있는데    
누가 껌을 하나씩 돌렸어.
이런저런 얘기끝에 껌 얘기를 하다
이브껌에 얽힌 풋사랑이 생각났지.
 
중3 시절, 고등학교 진학을 위한 연합고사 준비하느라
한 달 짜리 종합반을 다녔다.
항상, 뒷문 바로 앞자리에 앉는 여학생이 있었는데,
피부.. 특히 손이 무지 하얬어.
왼쪽 손목에는 까만 샤모아끈의 시계가 유난히 반짝였고,
옆모습을 슬쩍 지켜보면서 어린 마음에 참 예쁘다는 생각을 했지.
혼자 꽁꽁 앓고 있는 나를 보고 그 동네에서 좀 논다는(?) 친구 녀석이
두어번 찝쩍거려봤는데 씨알도 안 먹혔어.
 
하루하루 지나고 한달이 다 돼 갈 무렵.. 큰 맘 먹고 액션을 취했네.
그 당시 나온지 얼마 안됐던 '이브껌' .. (당시로는 참 파격적인 향기였다)
그 껌을 책상위에 슬쩍 놓으면서 눈인사를 했지. 그랬더니,
의외로 힐끗 보더니 껌을 필통에 넣더군.
그렇게 인연되어 얼마동안 친구했었던 아이,
지금도 이브껌의 향기는 특별하게 느껴져..
 
이렇게 주절주절 옛얘기를 푸는데 과 여학생이 불쑥 이러는 거야.
어? 명숙이를 어떻게 알아요? 걔 무지 날나리였는데~~
같은 여중 동창생이었던거지.
그러면서 이런저런 뒷얘기를 하는데 까짓거 상관없었어,
그냥 내 기쁜 젊은 날.. 아니 어린 날의 아름다운 시간이니까. 
근데.. 곁에서 내 얘기를 듣고 있던 그 사람의 뚱한 표정에 좀 눈치가 보이더군.


                                     ... 藝盤  .
 

First of May / Bee Ge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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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리지도 물어 보지도 않았습니다
 그 수많은 사람 중에 당신이
 내 앞에 나타나 준 이유도 알 수가 없듯이
 우리 헤어진 이유도 난 알 수가 없습니다
 사람이 좋아지는 데에도 딱 부러지는 이유가 없듯
 싫어지는 데에 이유가 뭐 있겠습니까
 그리고 마음 떠난 사람 붙잡고
 이유는 물어 뭐 합니까? 
언젠가 이 다음에 편한 마음이 되면

 그래서 언젠가 기회가 온다면
 그때 물어 볼랍니다

 
    「 자존심 」
                                                            / 김지수


♤.. 살면서 자존심이란게 꿈틀거릴 때가 있다.
많은 경우 물질 앞에서 작아질 즈음인데,
대출창구에서 천만원이 필요하면서도 "한~7백이면 되나?'라고 애쓸 때,
알바 고기집에서 만원권 두장을 찔러주는 취객의 불량스런 태도를 마주할 때..

하지만 진정 자존심을 발휘해야 할 때가 있지.
내 안에 숨어있는 진짜 나를 위해,
끄집어 내 완전히 태워주기를 기다리는 내 능력과 꿈을 위해,  
주어진 내 삶에 충만함으로 보답하기 위해. 

                                                     ...藝盤예반 *.* 



Charlotte Gainsbourg - Don't forget to forget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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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m Blake / [Crystal Machine] (1977)


1. Midnight - 6:23
2. Metro/Logic - 6:29
3. Last Ride of the Boogie Child (Blake) - 7:52
4. Synthese Intemporel - 15:35
5. Crystal Presence - 2:04


 
Tim Blake - Synthesizers, Composer, Producer, Recording
Born : February 6th, 1952 - Hammersmith, West London (England)
Past Bands : Gong, Crystal Machine, Hawkwind, Gong25
 
       / From MUSIC WORLD / nood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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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페스티벌 때..     
행사 초반에 그 사람이 피아노 연주를 했다.
과대표 맘대로니까 내가 프로그램에 넣었지 뭐, 요즘으로 치면 개인기로.
기억이 틀리지 않다면 '가을의 속삭임'을 연주했던거 같은데,
참.. 특별한 느낌.. 특별한 모습이었어.
 
물방울 무늬의 짙은 담갈색 원피스가 유난히 어울렸던 그날.
무대 왼쪽 낡은 피아노가 그 사람의 손끝에서 노래한다,내게 나즈막히 애기하듯이.. 그냥 그렇게 생각했어.
반대쪽 사회자 마이크 앞에서 지켜보는 나.
 
졸업페스티벌이니까 다들 파트너를 초대해서 쌍쌍이 앉아서는
괜찮은 조명아래 적당히 무드를 잡고 있는데,
그날 우리 둘은 남남이다.
그 사람이랑 4인방이 예비 닥터 넷이랑 소개팅을 해서 파트너로 데리고 왔어.
난 보란듯이(?) 혼자였고.
후배 여학생들이, 선배 그래도 그렇지 졸페에 파트너가 없으면 되냐고
같이 가줄까?.. 라고들 했지만, 난 혼자 갔어.
그리고는,
열~심히 땀흘려 봉사했네.
부지런히 술, 음료 나르고.. 안주도 세팅하고.
그 사람 테이블에 갔을 때는 파트너한테 술도 한 잔 받았어, 수고한다고.
파트너 그 사람.. 참 훤칠하고 듬직하게 잘 생겼다, 거기다 최고의 엘리트.
맥주맛이 유달리 쓰다..
 
그날.. 미래의 피로연 사진을 본 셈이야.. 혹 그 사람이라면.


                                       ... 藝盤  .





 

Richard Clayderman - A Comme Amo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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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 공부 안 한 학생
 점수가 나쁜 것도 당연하고
 운동 안하고 게으른 사장님
 배 나오는 것도 당연하고
 교회 열심히 다니고 착하게 살면
 천국을 가는 게 당연하듯 
세상 만사 모든 결과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는데
 만사 제쳐 두고 너만 사랑한 나는
 결과가 왜 이래 
내가 너무 지나치게 사랑했나?

 맞아 우리 아버지가 그러셨어
 뭐든 너무 지나치면 안 좋다구 
으이구 정도껏 할걸

 
  「 Cause and Effect 」
                                                  / 김지수


                                                     ...藝盤예반 *.* 



Cliff Richard - We Don't Talk Any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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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an-Michel Jarre / [In Concert / Houston-Lyon](1987)

 

 

 


1. Oxygen V (Jarre) - 1:17
2. Ethnicolor (Jarre) - 9:31

3. Chants Magnetiques I (Jarre) - 4:10
4. Souvenir de Chine (Jarre) - 3:13
5. Equinoxe, Pt. 5 (Jarre) - 3:18
6. Laser Harp (Jarre) - 3:29
7. Rendez-Vous 2 (Jarre) - 10:38
8. Ron's Piece (Jarre) - 4:16
9. Rendez-Vous 4 (Jarre) - 3:54

 


Jean Michel Jarre - Synthesizer, Keyboards, Producer, Concept
Guy Delacroix - Bass
Francis Dreyfus - Producer, Executive Producer
Sylvain Durand - Synthesizer, Keyboards
Michel Geiss - Synthesizer, Artistic Consultation
Joe Hammer - Drums
Dominique Perrier - Synthesizer, Keyboards
Denis Vanzetto - Engineer, Mixing
Christian Wagner - Conductor
Kirk Whalum - Sax (Alto)
Peter Mountain - Photography
Francis Rimbert - Synthesizer, Keyboards
Marc Desseigne - Trombone
Pierre Girard - Trombone
Pascal Lebourg - Synthesizer, Keyboards
Dino Lumbroso - Percussion
Jo? Nicod - Horn
Raymond Patry - Trombone
Anne Rouch - Violin
Aloyo Tsuzuraki - Violin
Michael Woolcock - Executive Producer
Denis Pariente - Make-Up, Stylist
Arnaud de Wildenberg - Photography
Christine Durand - Soprano (Vocal)
Anne M?ier - Violin

 

 

 

 

Shakes The Clown

 

Vommie님이 촬영한 Shakes The Clo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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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준이 불렀던 곡이지만역시 원작자인 김광진의 오리지널버전이 훨씬 더
마음에 와 닿아.
떠난 사람에 대한 애잔함은 어떤 표현으로 치장하더라도
어둡고 슬픈.. 고통스러움이 배어있지.
 
'나는 영원히 변하지 않는 그런 사랑을 했는데... 그녀는 떠났어..혹은
떠나보냈을 수도 있어..'  그 현실을 받아들이며,

'나는 후회하진 않아.. 사랑이 떠나버려도 내겐 소중한 것을..
가슴깊이 느끼네.. 그대가 이 세상에 있는 것만으로,
내겐 기쁨을 주는데..'

이게 뭐냐고.
그 사람이 떠났는데.. 지금 내 곁에 없는데,
내가 느낄 수 없는데, 이런대도 평화롭거나 행복할 수 있어?
 
미련의 굴레에서 애써 환희의 추억으로 향수하는
자위적 패배주의..
여기.. 그런 또 한 사람.


                                       ... 藝盤  .

 

그대가 이 세상에 있는 것만으로 · 김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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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늘 바쁜 사람이었다
 내가 들려 주는 이야기에
 하얀 미소를 띄우며 말없이 웃어주던
 너의 모습이 좋아 쉴새없이 떠드느라고 노란 장미를 유난히도 좋아했던
 네게 예쁜 꽃을 안겨주고 싶어
 이른 아침 서초동 꽃마을을 뒤지고 다니느라고 
너무나 날씬한 내 모습에 안쓰러워하는 네 걱정 때문에

 내 조그만 위까지도 너무나 바쁘게
 정말 정신없이 지내왔다.


 지금 난.. 이기지도 못하는 술을 마셔 대느라
 정말로 바쁘다.

 
「 여전히 바빠 」
                                                       / 김지수

                                                     ...藝盤예반 *.* 



Sade - Still In Love With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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