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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반에게 약간의 만용이기도 했던 써클MT..     목적지는 희방사.
어쨌든 기타를 둘러매고 그 사람이랑 따라 나섰다.
완행열차를 타고 희방사역까지 가는 길, 진짜 죽음이었어.
행락철이라 입석이고 뭐고 틈이 없어.
맨 뒷좌석 뒤의 작은 틈, 바닥에 2명이 끼어갈 정도였으니..
그 사람이랑 후배여학생들 우선으로 바닥에 끼어 앉고,
난 비스듬히 전봇대처럼 선 채로 한나절을 갔다.
정말 허리 부러지는 줄 알았네.
 
그렇게 밤늦게야 도착한 희방사역.. 그 시절엔 정말 아무것도 없더라고.
역 바로 앞 허름한 집 2층에 다방이 있었는데,
20여명이 우르르 들어가서는 커피 한 잔씩을 주문하면
희방사행 첫 버스가 오는 새벽까지 재워줬어.
소파에 이리저리 뭉쳐서들 새우잠을 청하고.. 난,
굳이 싸들고 간 그 유명한 독수리표 카세트로 녹음해간 음악들을 들려준다.
 
'당신이야말로 내가 꿈꾸던 여인이란걸.. 난 처음봤을때부터 느꼈어~'
'You are the Woman' .. Firefall의 노래도 있었다.


                                       ... 藝盤  .

 

Firefall - You Are the Wo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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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naissance / [Turn Of The Cards] (1974)



1. Running Hard (Dunford/Thatcher) - 9:37
2. I Think of You (Dunford/Thatcher) - 3:08
3. Things I Don't Understand (Dunford/Thatcher) - 9:32
4. Black Flame (Dunford/Thatcher) - 6:29

5. Cold Is Being (Dunford/Thatcher) - 3:04

6. Mother Russia (Dunford/Thatcher) - 9:19

 

 


Annie Haslam - Percussion, Guitar (Bass), Vocals
Jim McCarty
Jon Camp - Bass, Guitar, Vocals
Keith Relf
Terence Sullivan - Percussion, Drums, Vocals
John Tout - Keyboards, Vocals
John Camp - Guitar (Bass), Vocals
Michael Dunford - Guitar (Acoustic), Guitar, Vocals

 

 

 

103rd Santa Claus Parade. Toron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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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 내 삶에 중요한 CPU로 장착된 운명적 계기.
초등학교 5학년 때, 친구분 레코드샵 개업식에 다녀오신 아버지가
신문지에 뭘 두툼하게 싸오셨어.
그 당시  인기절정이던 신중현의 기타연주집 두 장,
황성옛터 등 가요음반 몇 장.. 그리고 또 한 장의 앨범..

젊은 엘비스가 빙그레 웃고 있는 모습의 이른바 '백판'.

'울면서 예배를' 이라고 써 있던 옴니버스 해적판이었는데,
타이틀 곡 엘비스의  'Crying in the Chaple' 을 듣는 순간,
거짓말같이 어린 마음에도 퍽~하니 강한 전류같은게 꽂혔어.
그 시절 초등학생이 영어를 뭘 알어..? 들리는대로
조잡하게 음반에 인쇄돼 있던 영어가사에 일일이 한글로 적었지.
그리고는 아마 천 번도 더 따라 불렀을거야.
립싱크를 해도 완벽할 정도로 그 음반에 있던 다른 음악들도 모조리.

'Ticket To Ride'
'Hush Hush Sweet Charlotte'
"Mrs. Brown You've Got A Lovely Daughter'
'Wooly Booly'
그리고 연주곡 'Mea Culpa'

지금껏 책장에 꽂혀있는 내 감성의 DNA 같은 곡들이다.


                                       ... 藝盤  .

 

Elvis Presley - Crying in the Chap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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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하루라도 빨리 만나지 못했던
 지난날을 아쉬워하며 그리고
 늦게 만난 만큼 오래오래 사랑하겠다고
 다짐이라도 하듯 전 당신을 두루미라고 부르곤 했습니다. 
두루미처럼 오래오래 살아서

 우리 만나기 이전 세월의 몫까지
 지난날 당신을 사랑할 수 없었던 당신 몫의 사랑을
 다 받아 줘야 한다고 말입니다.
 그리고 저는 그 두루미보다 열흘쯤 더 오래 살아서
 우리의 지나온 날들을 정리하고 당신 곁으로 가는
 거북이가 되고 싶었습니다. 유치한 발상이긴 했지만
 전 정말 당신이 두루미처럼 오랫동안
 제 곁에 머물러 주기를 간절히 바랬습니다. 
그런데 지금 그 두루미가 아마 많이 아픈가 봅니다.

 언제까지고 거북이 곁에서 미소지어 줄 것 같더니만
 이젠 어디에서도 찾을 수가 없습니다.
 어쩜 먼저 세상을 떠난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영문도 모른 채 두루미를 잃어버린

 그 거북이는 오늘도 두루미를 찾아
 여기저기 헤매고 있다는 전설이
 서울 강남 지방에 전해져 내려오고 있답니다.

 
   「 거북이와 두루미 」
                                                     / 김지수

                                                     ...藝盤예반 *.* 



Key Largo · Bertie Higg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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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naissance / [Ashes Are Burning] (1973)

 

 



1. Can You Understand (Dunford/Thatcher) - 9:49
2. Let It Grow (Dunford/Thatcher) - 4:13
3. on the Frontier (McCarty/Thatcher) - 5:54
4. Carpet of the Sun (Dunford/Thatcher) - 3:31
5. At the Harbour (Dunford/Thatcher) - 6:49

6. Ashes Are Burning (Dunford/Thatcher) - 11:21

 


Annie Haslam - Percussion, Vocals
Jim McCarty
Jon Camp - Bass, Guitar, Vocals
Richard Hewson - Strings
Dick Plant - Producer, Engineer
Andy Powell - Guitar
Keith Relf
Terence Sullivan - Percussion, Drums, Vocals
John Tout - Keyboards, Vocals
Chris Welch - Liner Notes
John Camp - Bass, Guitar, Vocals
Michael Dunford - Guitar (Acoustic), Guitar, Voca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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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량벌에 석양이 물든다.    
2시간 남짓 그 사람이랑 머리를 맞대고 있는데,
별 뾰족한 수가 없는거 같아.
 
졸업반 시기에 써클MT는 금기사항이다,
1월의 시험이지만 1년을 긴장하며 보내고 특히 여름방학부터 2학기는 전투분위기인데..
그래서 모두다 피하는 과대표를 덜렁 맡았을때도 객기부린다고
그 사람한테 야단맞은 마당에 2박3일의 MT라니.
그럼에도 둘이 같이 가고 싶은데, 무엇보다 그 사람 집에서 외박을 허락하지 않으신대.
'어떻게 안될까'라는 마음만으로 맞대고 앉아 있다가
그 사람이 스쿨버스에 올랐다.
아쉽지만.. 혼자 학생식당에서 저녁을 먹고는 하숙방으로 향한다.
 
그때..왠지 꼭~ 한번 그 사람에게 전화를 해보고 싶더라고.
그게 찐한 미련때문이었겠지만 어쨋든
가던 길에 정문앞 공중전화에 동전을 넣었어.
몇번의 전화벨 후에 덜커덕 그사람 엄마가 받는다.
윽.. 만나는 걸 반대하는 상황인데. 아무렇지도 않은 척 인사를 하고
'들어왔으면 좀 바꿔 주세요'
바깥 쪽으로 크게 소리쳐 그 사람을 부르는 엄마,
'어디 밖에 있나? 왜 저렇게 소리를 지르셔?' 했는데.
 
나 그날, 또 드라마 썼어.
헐레벌떡 전화기를 드는 그 사람,
'마침 정말 전화 잘했어~~ 나, 내일 MT 갈 수 있어~~'
집에 가서 엄마를 졸라 결국 허락을 받은 그 사람,
그걸 알려 주러 내 하숙방으로 올려고 다시 집을 나서던 사람.
 
공중전화를 내려놓으며 소리쳤지 'Oh, Yes~~!'
그때 정말 날아갈 거 같았다.
이런 텔레파시 어때 ?



                                       ... 藝盤  .

 

F.R.David - Pick Up The Ph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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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금이 없습니다
 그동안 수고 많았다고
 보상금도 없습니다
 마음이나 위로하라고
 다른 직업도 찾을 수가 없습니다
 다른 일에나 몰두하라고..
 당신의 품안이 내 직장이었는데
 당신을 사랑하는 게 내 직업이었는데 
난 쫄딱 망했습니다

 
  「 Bankrupt 」
                                              / 김지수     

   

♤.. 인생을 살면서 '올인'의 순간이 몇번은 있지.
장난감 블록에 넋을 놓던 애기 때,
철없던 시절에 '오직 그 사람'이 아니면 죽을 것 같던 풋사랑..

그렇게, 늘 꿀맛 같던 어떤 음식도
죽기살기로 밤새던 오락게임도
문득 시들해지는게 시간의 원리.

하늘 아래 영원히 새로운 것은 없다지만, 그래도
'특별하고 대단한 믿음'이 필요한 몇 가지가 있다.
신앙, 정의, 명예..

                                                     ...藝盤예반 *.* 



Bee Gees - Immortality (Live in Las Vegas, 1997 - One Night On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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