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하루라도 빨리 만나지 못했던 지난날을 아쉬워하며 그리고 늦게 만난 만큼 오래오래 사랑하겠다고 다짐이라도 하듯 전 당신을 두루미라고 부르곤 했습니다. 두루미처럼 오래오래 살아서 우리 만나기 이전 세월의 몫까지 지난날 당신을 사랑할 수 없었던 당신 몫의 사랑을 다 받아 줘야 한다고 말입니다. 그리고 저는 그 두루미보다 열흘쯤 더 오래 살아서 우리의 지나온 날들을 정리하고 당신 곁으로 가는 거북이가 되고 싶었습니다. 유치한 발상이긴 했지만 전 정말 당신이 두루미처럼 오랫동안 제 곁에 머물러 주기를 간절히 바랬습니다. 그런데 지금 그 두루미가 아마 많이 아픈가 봅니다. 언제까지고 거북이 곁에서 미소지어 줄 것 같더니만 이젠 어디에서도 찾을 수가 없습니다. 어쩜 먼저 세상을 떠난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영문도 모른 채 두루미를 잃어버린 그 거북이는 오늘도 두루미를 찾아 여기저기 헤매고 있다는 전설이 서울 강남 지방에 전해져 내려오고 있답니다. 「 거북이와 두루미 」 / 김지수 ...藝盤예반 *.* Key Largo · Bertie Higgin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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