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하게 도서관 벤치에 앉아서들 노닥거리고 있는데 누가 껌을 하나씩 돌렸어. 이런저런 얘기끝에 껌 얘기를 하다 이브껌에 얽힌 풋사랑이 생각났지. 중3 시절, 고등학교 진학을 위한 연합고사 준비하느라 한 달 짜리 종합반을 다녔다. 항상, 뒷문 바로 앞자리에 앉는 여학생이 있었는데, 피부.. 특히 손이 무지 하얬어. 왼쪽 손목에는 까만 샤모아끈의 시계가 유난히 반짝였고, 옆모습을 슬쩍 지켜보면서 어린 마음에 참 예쁘다는 생각을 했지. 혼자 꽁꽁 앓고 있는 나를 보고 그 동네에서 좀 논다는(?) 친구 녀석이 두어번 찝쩍거려봤는데 씨알도 안 먹혔어. 하루하루 지나고 한달이 다 돼 갈 무렵.. 큰 맘 먹고 액션을 취했네. 그 당시 나온지 얼마 안됐던 '이브껌' .. (당시로는 참 파격적인 향기였다) 그 껌을 책상위에 슬쩍 놓으면서 눈인사를 했지. 그랬더니, 의외로 힐끗 보더니 껌을 필통에 넣더군. 그렇게 인연되어 얼마동안 친구했었던 아이, 지금도 이브껌의 향기는 특별하게 느껴져.. 이렇게 주절주절 옛얘기를 푸는데 과 여학생이 불쑥 이러는 거야. 어? 명숙이를 어떻게 알아요? 걔 무지 날나리였는데~~ 같은 여중 동창생이었던거지. 그러면서 이런저런 뒷얘기를 하는데 까짓거 상관없었어, 그냥 내 기쁜 젊은 날.. 아니 어린 날의 아름다운 시간이니까. 근데.. 곁에서 내 얘기를 듣고 있던 그 사람의 뚱한 표정에 좀 눈치가 보이더군. ... 藝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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