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로 대구역 쪽으로, 한보? 한일? 무슨 아케이드에 깔끔한 한정식집이 있었다. '나드리에' '나들이' , 들고 나는 어귀라는 방언에서 따왔다던가 영화배우 엄앵란씨가 직접 경영하던 한식당이었는데 입구에 큼지막이 붙어있는 옛 영화포스터, 흑백의 신성일씨 사진이랑, 참 특별한 느낌의 식당이었어. 지금도 맛이 그대로 입에 맴도는 비빔밥과 해물전골, 부침전이 주메뉴였는데 그녀가 맛있어해 자주 들렀고 몇 번을 마주친 엄앵란씨가 아는 척 해줬던 기억이 있다. 좋아하는 음식도 흡사했던 사람, 점차 닮은 꼴이 되어가는 우리..
그녀는 미인이 아니지만 그것이 그다지 문제는 아닐 겁니다. 그녀는 꼭이 미인은 아니지만 나무랄 데 없는 훌륭한 여자입니다. 그리고 인생의 표면과 이면을 압니다. 그녀는 알고 있는 것을 노래합니다. 그리고 노래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녀의 노래를 들으면 그러한 것들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녀의 노래는 오래도록 마음에 남습니다. 그녀는 무리없이 부르는 음의 잔재주를 경멸합니다. 그녀의 목소리는 반드시 부드럽거나 달콤하지는 않습니다. 노래부르는 그녀의 마음은 자주 아픔을 느낍니다. 듣고 있는 우리의 마음도 자주 아픔을 느낍니다. 그녀는 입으로만 노래부르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녀는 우리의 눈물을 유발할 요소를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눈물을 테마로 한 노래를 몸속에 가지고 있습니다. 그 중 몇가지 노래를 한 번 들어 보시렵니까?
『어느 샹송가수』 (외모가 아름답지만 쓸모없는 사람을 만났을 때) / 에릭 케스트너 ...藝盤예반 *.*
"술 마시면 지붕 위에 올라가 야생의 검정말 울음소리를 흉내내어 열 번이고 스무 번이고 길게 목놓아 운다. 내가 개발해 낸 발성연습이다." <이외수> ♤.. 술의 힘을 빌어, 자신 속의 또 다른 나 (대부분은 추한 에일리언)를 굳이 꺼내보고 싶다면 모를까 왠만하면 술과 싸우지 말기. 무의식 속에서도 끊없이 술 잔을 털어넣게 하는 파괴의 유희는 애당초 가까이 두지 말 것. 흐트러진 표정, 한껏 올라간 목청, 정제되지 않은 정서, 아침이면 습관적 후회 속에 악취 진동할 자신의 모습이 거울에 비친다. ...藝盤예반 *.*
생각해보면 커피의 거리라고 해도 좋으리. 동성로에서 대백을 거쳐 이곳저곳에, 뒷쪽 중앙도서관이던가..? 골목 사이사이마다 이국적인 많은 커피숍이 있었다. 요즘 스타일로 견줘도 조금도 손색없었던 예쁜 찻집들.. 특히, 커피숍마다 다양한 아이템이 유혹했는데. 싸이펀을 직접 세팅해서 커피를 내리는 재미, 다양한 찻잔과 스푼까지 제각각 선택할 수 있는 호사스러움, 곁들이는 쿠키까지.. '바다' 덕분에 앤틱스타일과 모던함이 공존하던 향기로운 공간이 언제부턴가 내 일상에 가득했다.
얼떨결에 둘 만의 사진을 찍은 후, 왠지 좀 더 용기가 생긴거 같아. 사진도 직접 전해주고, 얘기도 가끔 건네고 어쩌다 둘이서만 점심도 먹게되고, 주위에서 적당히들 비켜주기도 하고.. 내 마음의 여정이 시작된지도 꽤 오래지만, 이런 날이 오게 될 줄은 사실 몰랐지.. 이 기쁜 축복, 오래도록 그리고 싶다 나만의 그림으로..
이렇게 되리라는 걸 첨부터 알고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내일까지 유쾌해질 까닭이 없습니다. 아무리 술독에 빠져 보아도 목구멍의 쓰디쓴 맛을 씻을 수는 없습니다. 아무런 원인도 없이 왔다 가는 슬픔. 맘속은 텅 빈 허공입니다. 병이라 할 수 없습니다. 건강이라 할 수 없습니다. 영혼이 매끈하지 못한 느낌입니다. 외톨이가 되고 싶습니다. 닥치는 대로 사람들과 섞이고 싶습니다. 별안간 손을 올려 내 코를 꼬집어 봅니다. 거울을 꼼꼼히 들여다봅니다. 이게 내 얼굴이야? 하늘의 별들이 돌연 주근깨로 보입니다. 어디론가 가 버리고 싶고 숨고 싶고 파묻히고 싶습니다. 누군가를 때려눕히고 싶고 죽여 버리고 싶습니다. 아무 때나 왔다가 아무 때나 사라지는 슬픔. 그러면서 영혼은 차차로 순치됩니다. 고개를 끄덕이고 싶습니다. 인생이란 그런 것 『 누구나 알고 있는 슬픔 』 (갑자기 사는 일이 허망해졌을 때) / 에릭 케스트너 ...藝盤예반 *.*
약속을 어기는 것도 그럴 맛이 있군요 의무를 다하기란 쓰라린 일이죠 뭐니 해도 인간은 마음에도 없는 약속은 못하는 것이니까 당신은 또 마법을 쓰시고 겨우 안정되려는 이 나를 달콤한 사랑의 조각배에 태워 위험을 새롭게 하고 갑절로 만드시는군요 어째서 이제 그런 꾸밈을 보이나요 솔직하세요, 내 눈을 피할것 없죠. 어차피 난 알고 있죠 자 풀어드리겠어요, 당신의 약속을 저는 해야할 일을 했을 뿐이죠. 이제부터는 무엇하나 거리낄 것 없읍니다. 단지 그대의 벗이 그대의 손을 떠나 조용히 고독으로 돌아가는 걸 용서해주세요 < 이별 > / 괴테 ...藝盤예반 *.*
... 바다에 오기 전 나는 생각했었다. 바다엘 가면 고백하리라. 파도 소리 때문에 말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 곳에서, 사랑해요 하고 고백하리라. 사랑, 하고 마음 속에 넣어두면 아름답지만 사랑, 하고 입밖에 꺼내 놓으면 징그러운 단어, 어쩌면 고백하지 못하리라 생각했었다. <이외수> ...藝盤예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