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이 끝나고 모두들 뿔뿔히 흩어져 집으로, 친척집으로. 난.. 친척집으로 간 그 사람을 따라 근처 여관을 잡고 낮에는 서울기행(?).. 밤엔 잠시 이별, 그렇게 꿈같은 며칠 간의 사랑여행이 시작된다.
눈오는 날.. 엄친녀 답게 서울 구석구석을 익숙하게 다니는 그 사람을 따라 연희동에서의 하루, '꼬망스망'이란 커피샵이 인상적이었던 날.
흐린 하늘이 땅에 닿을듯한 명동거리의 또 하루, 레스토랑 '에스콰이어', 그 당시 지방나라人의 눈엔 특별해 보였다. 발이 부르트도록 돌아다닌 하루..
오늘은, 영화보면서 쉬는 날. '람보3'..'God Father'.. 영화에 빠져 한나절을 다 보내고, 느지막이 오른 남산.. 계단에서 팔짱을 끼고 제대로 한번 포즈를 취한다. 뭔가를 '증명'하려는 듯.. 다짐하듯.. 이제 내일이면, 어찌될 지.. 언제까지가 될 지 모르는..불확실한 투쟁의 시간 속으로. .. 藝盤예반*.*
나를 만들려고 하지 마세요 조금은 헤픈 웃음과 헤픈 눈물과 아무도 이겨내지 못하는 쓸데없는 고집 나를 캔디라고 하지만 그것은 그만큼 아픔이 많이 숨겨져 있다는 말일 뿐, 사랑하기에 벅찬 상대라는 또다른 의미일 뿐, 나는 포장할 것도 누군가의 기호식품도 된 적 없는 변하지 않을 나예요 ... 그대 사랑할 준비 되어 있나요?
「 이미지 메이킹(Image Making) 」 / 한경혜
♡... 과일을 좋아하는 여성은 풍성하고 야채를 좋아하는 여성은 싱그럽다 ...藝盤예반 *.*
모래내.. 이틀동안 묶을 여관(참 옛날 얘기다)이 있는 동네. 지방나라 젊은이의 눈에도 무척 휑해 보이던 곳.. 그땐 그랬다. 밤시간, 책을 뒤적이는 동지들을 뒤로한채 나서봐도 특별히 발길을 부르는 곳이 마땅찮던 그곳. 고사장 예비답사도 했고..응원차 따라온 몇몇 후배들과 으쌰으쌰도 했고, 이제 내일이면 고된 짐을 내려놓나. 아까 그 사람은 저녁도 제대로 안먹는거 같던데.. 내일 이후.. 이틀동안의 둘 만의 미션이 기다리는 이 밤, 괜히 출출한 저녁..은근히 기다리던 비는 오지 않고 아웃사이더.. .. 藝盤예반*.*
통일호... 서울행.. 한 칸을 가득채운 채 결전(?)을 향해 간다. 그렇게들 공부를 하고도 대부분이 책을 붙들고 있어. 두 칸씩 마주보고 앉아서, 창밖을 멍하니 보고만 있기도 그렇고 해서 이따금씩 연결통로에 나가 있곤 했다. 과대표는 그 순간에도 할 일이 있지, 수시로 지나가는 군것질거리..음료수를, 모아둔 회비로 돌렸어. 몇 칸 떨어져 앉은 그 사람도 건네는 음료수에 잠시 눈을 맞추고는 꼼짝않고 책만 보네. 시간이 지나면서 한 두 녀석씩 머리를 기대는데 그래도 역시, 여신들은 끝까지 활자랑 씨름한다. 밤늦게 도착해서..이틀이면 긴 게임이 끝날테고 그리고는.. 목마르던 자유로운 시간, 막연히 꿈구던 해방감을 맛보게될런지. 마주 앉은 두 녀석도 곯아떨어지고, 기차도 조심스레 흔들고.. 어둑어둑한 차창밖으로 무거운 하늘.. 비가 올 거 같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