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내게 말했지 사는 것이 즐겁다고 아침에 눈을 뜰 때면 오늘은 또 무슨일이 일어날까 설레이고 행복하다고 내가 그 작은 부분이라도 차지하는 거니? 너 내게 말했지 버스 타고가며 딴 생각하다 종점 가서 내렸다고 그 많은 생각 중 내 생각을 1분이라도 한 거니? 너 내게 말했지 면허 따고 차 사면 재선이를 제일 먼저 옆자리에 태워주겠다고... 차를 산지 두 달이 다 되어 가는데 여태껏 옆자리엔 한 명도 앉지 않았나 보지?
사랑한다 말하면 멀어질 너를 위해 멀어진 너때문에 못견딜 나를 위해 너와 나의 사랑에 가슴 아파할 또 다른 누군가를 위해 언젠가는 헤어져야 할 우리의 이별을 위해 그 이별에 하염없이 흐를 눈물을 위해 너의 생각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나의 버려진 시간을 위해 우연히 길에서 마주쳐도 편하게 마주할 너의 얼굴을 위해 널 잊기위해 스며들어야 할 누군가의 가슴을 위해 언젠가는 아름다워 보일 수 있을 우리 슬픈 추억을 위해 표현할 수 없는 나의 깊은 사랑을 오늘도 조용히 잠재운다.
아침에 눈을 뜨면 오늘은 널 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가슴 설레고 밥 먹을 땐 넌 챙겨 먹고 있을까 끼니 때마다 걱정되고 전화나 호출 오면 너일까 하는 마음으로 숨 가빠지고 길거리 다니면서 너의 모습 혹시라도 없나 눈길이 바빠지고 잠들기 전에 넌 뭘 하고 있을까 궁금하고... 이렇게 나의 하루는 너로 시작해서 너로 끝나.
언젠가 이 계절쯤, 그 사람이 집엘 왔었어 처음으로.. 조금 어색해 했지만, 놀러 내려온 김에 데리고 왔었지. 사진으로 목소리로 익숙하지만 직접 만나는 어른이라 긴장하긴 했어도 부드러운 엄니의 환대에 이내 밝은 표정을 지었어. 엄니의 몇가지 인사 물음이 끝나고 간단한 다과를 앞에 놓고는 그 다음은, 흔한 드라마 그대로지 뭐. 옛 앨범들을 꺼내서 나의 히스토리를 보여주고, 책장 가득한 LP를 뒤적이며 '의미 담은' 노래들을 턴테이블에 올려보고, 함께 다녔던 찻집 성냥 모은 것도 쏟아놓고는 이런저런 기억을 얘기하고.. 그날.. 둘은 마치.. 꼭 놀이터의 애들 같았네..
당신 옆에서 걸을 수 있게 해주세요 울고 싶을 땐 나에게 기대어 우세요 저의 좁지만 따뜻한 어깨와 당신을 위해 준비해 둔 향기나는 손수건을 빌려드릴게요 당신과 함께 걸을 수 있게 해주세요 쉬고 싶을 땐 같이 걸음을 멈출 테고 혼자 있고 싶다면 잠깐 자리를 비켜드릴게요 당신 옆에 있게 해주세요 나에겐, 분위기 있는 레스토랑도 손가락에서 빛날 금반지도 필요없어요 당신의 진실된 사랑이 저에겐 가장 값진 걸요 그냥, 당신 옆에서 그 사랑 느끼게만 해주세요.
고통을 주춧돌로 인생이 설계돼 있듯이, 사랑 또한.. 상처를 필연적으로 잉태하고 있어. 쇠락.. 떨굼.. 그저 바라보기.. 그리고 기약하기.. 홀로서기. 이 계절의 이름표들은 여전히 추억의 버튼이다. 어김없이 사랑의 기억을 점등하고, 상처의 기억을 피워내는.. 다가올 긴 한기의 터널이 늘 익숙한 것도 시린 기억, 흉터같은 사랑.. 그것과 유사하기 때문.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만이, 물질적인 배려만이, 진정 사랑이 아님을 압니다. 매일 만나 함께 있고 밤새워 전화하는 것만이 진정 사랑이 아님을 압니다 이 넓은 세상에서 당신과 옷깃을 스치는 짧은 인연만은 아님을 압니다 당신을 곁눈질이지만 이렇게 지켜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난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입니다 알아주지 않는다 해도 돌아오는 것 없다 해도 조금은 슬프다 해도 이대로 당신 곁을 서성이렵니다 그냥 이렇게 사랑하렵니다.
넌 도대체 날 어떻게 생각하는지 너에게 다가가길 기다리고 있는 건지 친구 이상으로 가까워 질 수는 없는 건지 너도 나에게 전화 걸기를 망설이는지 내 모습 보이면 너도 가슴 설레이는지 너도 우리의 100일을 체크해 놨는지 너의 일기장에서 내 이름 찾을 수 있는지 아예 내 생각은 안중에도 없는 건지 넌 도대체 날 어떻게 생각하는지 나에 대한 너의 생각을 알고 싶어.
상처.. 거대한 모자이크. 한 두 조각이 빠져도 큰 그림에 영향을 못 미치듯 꼬집어 말할 수 없는 뭇 원망과 악연, 그로 인한 상처와 회한들의 산물.. 가을.. 아픈 기억의 조각들이 낙엽되어 떨어지는 시간. 부서져 다시 상처되는 사랑.. "주머니 속에 우연히 떨어진 가을 낙엽과 같은 첫 키스" .. '파리의 낯선 100인과 입맞추는 프로젝트'를 진행중인 대만 여학생 양야칭의 가을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