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도시이긴 하지만, 4년 동안 제대로 눈구경은 못한거 같다.
쌓여서 불편을 느꼈던 적은 고사하고 '신나게' 내리는 걸 본 기억이 없어.
 
언젠가.. 도서관에 있는데 갑자기 여기저기서 웅성거려 밖을 봤더니
꽤 세찬 진눈깨비가 내린다.
아니나 다를까 하나 둘씩 책을 주섬주섬 챙겨 나가는 선남선녀들..
근데 젠장, 그 사람은 아까 수업 끝나고 버스 탔는데,
지금쯤 집에 갔을려나? 도중에 눈을 보곤 친구들이랑 동성로에서 커피 마시나?   
집에 전화 한번 해봐? 아니지.. 요즘 그 사람 엄마가 은근히 견제한다는데 괜히..
 
연필만 빙글빙글 돌리다 학생회관 음악다방으로 갔다.
와~ 젊은 애들이 눈 좀 온다고 센치하긴, 빈자리가 없이 바글바글.
구석에 합석해서는 줄창 음악신청을 해댔다,
그날은 선곡 성적도 좋았어.
비록 쌓이지 않고 촉촉히 녹아버리지만,
한동안 날리던 눈발아래 행복한 공상으로 긴 시간을 보낸다.
 
다음날 강의실에서 그 사람.. '어? 거긴 눈 안왔는데??'..


                                       ... 藝盤  .


 

눈이 오는 날 - 소리두울
 
 

 

 

 

''바다'이야기·Captain Jo Sto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83.. Being With You ..  (0) 2009.03.20
№82.. 안개 걷히는 날 ..  (0) 2009.03.19
№80.. 그댄 왠지 달라요 ..  (0) 2009.03.17
№79.. Blow Away ..  (0) 2009.03.16
№78.. She's In Love With You ..  (0) 2009.03.14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