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兄.. 복학생 형이었는데, 영특하고 재치있고 유연한 사람이었어, 특히 정이 가는 선배였지. 그 선배, 독특하게도 학교 앞 여관방을 얻어서 살림을 차렸어. 교직에 계신 형수님이랑 사실혼 관계에 있던거야. 이따금씩 몰려가서 신세지곤 했는데, 어려운 환경이었지만 두 사람의 사랑이 보기 좋았다. 어느 날.. 시험기간 중의 도서관, 형수가 쫓아와서 '형님 좀 어떻게 해봐'라며 안달이다. 뭔 일인가 했더니, 두 사람이 사소한 걸로 다툰 모양인데 아 글쎄, 장兄 이 양반이 삐쳐서는 '나 시험 안 쳐'.. 그러고 있는거야. 신문을 펼쳐든 채 도서관에 반쯤 누워서는 꼼짝을 않는거지. 하여튼.. 참 재미있고 순수하기도 한 사람이었어. 결국, 어처구니 없이 몇 과목 펑크내고는 그 선배 제 때 졸업 못했던 기억이. 근데, 따뜻한 작년 어느 날.. 모르는 전화를 받았어. '기억하겠어? 나, 장兄이야 ~' 그 형.. 스님되셨대.. ... 藝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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