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방학은 유난히 길게 느껴진다. 남들보다 조금 더 버티다 집에 와서는 개강때도 며칠 일찍 하숙방으로 돌아갔어, 하루라도 빨리 재회하기 위해. 분명히 오기 전, 연탄불 좀 넣어달라고 하숙집아저씨에게 전화로 신신당부했건만 영감님이 천연덕스럽게 '어, 까먹었네~'.. 한겨울 먼지 속 하숙방은 또 다른 감옥. 시골하숙집이 구멍가게를 겸하고 있는게 이럴땐 구원이다. 술은 싫어하지만 고량주를 한 병 샀어. 옆 방 녀석이랑 몇 잔을 나눠마시고, 연탄이 필 때까지 이불 속에서 버틸 수 밖에. 오래지 않아 고량주 특유의 지옥불을 경험한다. 온 몸을 휘감아 오르는 불기둥, 그 취기를 느끼며 아련히 라디오에서 세레나데를 들었지. 문득 스쳐가는 단어, 노숙자.. 동사.. ... 藝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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