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들은 더없이 푸른빛 그 밝은 투명함이 내 삶의 간극을 아득하게 한다 니나 시몬의 노래가 떠오른다 깊고도 슬픈 상처받은 영혼의 검은 절규같은 그녀의 노래를 들을 때면 그때마다 갈증은 치밀어 신비루의 상처를 더듬거린다 잔물결 이는 슬픔이 두 눈을 안개 속에 묻는다 깊은 밤 소주잔을 털어 넣는다 잠시 후 뱃속 저곳에서부터의 반응 화르르 번져 올라오는 갈 수 없는 곳으로 달려가고 싶은 이루어질 수 없는 간절함의 열기 보이지 않는 동굴의 어둠 아래로부터 피아노의 낮은 건반에 실려 니나 시몬이 울고있다 비를 맞고 있다 두 귀를 울린다 고문처럼 옥죈다 뒤척이다 뒤척여도 지겹게 따라붙는다 떼어놓을 수 없다 우울한 그림자 이미 나는 거울을 볼 수 없는지 오래 시계바늘은 안간힘으로도 오르막길을 넘어서지 못하고 노래는 자꾸 미끄러지며 적막을 향해 나가지 않는다
헤밍웨이가 왜 복싱을 즐겼는지 도스토옙스키는 또 왜 장땡잡는데 미쳤는지 알 만한 나이가 되었지? 어느날 문득 내 몸 속의 피 우 들끓어오르며 눈두덩이며 사타구니며 툭 투욱 두드러기로 솟구칠 때 나는 신분증명서를 반납하고 시간표 밖으로 걸어 나왔다 썰렁하다 기분 나쁠 정도로 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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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일금 삼천원을 지불하고 백 년 쯤 후 도시로 입장해 본다 수소폭탄으로 고철더미가 된 거리 레이저광선이 번쩍번쩍 날고 쇠붙이들이 파란 눈을 깜박거리며 사람행세를 하는 지구 나는 결코 죽지 않았는데 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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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친구여 헤밍웨이가 왜 복싱을 즐겼는지 도스토옙스키는 또 왜 장땡 잡는데 미쳤는지 너는 이해할 수 있겠지 켸켸묵은 산해경 한 권 옆구리 끼고 아무도 없는 땡볕 어슬렁거리머 다시 사람을 찾아나설 일 좌판을 벌이고 앉아 안경알을 닦을 일이다 < 사람냄새 >/ 이윤택 ... 藝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