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저문다
오늘 아침 지방에 내리던 눈이
희끗희끗 서울에 들어선다.
병원 뒤뜰 우리에 갇힌 거위들 꺽꺽 -
운다.

창문 열고 물끄러미
주차장에 흩날리는 눈을 본다.
1 2 3……정지한 차들 위에 사륵사륵 싸락눈 덮이고
창가에 훅, 뛰쳐들 듯하던 눈도 머뭇머뭇
어둡고 먼 고요 속으로 흘러간다.
강변도로, 차들이 희끄무레한 저녁을 가로지르고
그 너머 63빌딩, 네가 건너간 섬이 솟고
우리 사이를 흐르는 강은 보이지 않는다.
다리 건너 늪의 시간으로 밀려가고 밀려오는
굼뜬 바퀴들, 길이 막힌다.
유리창 안에서 주전자 찻물이 끓고
어떤 의미가 되기 위해 꿈틀대는
먼 아우성에 밑줄을 긋는 동안
공중에 환하게 불밝힌 세월이 탄성들을 빼꼼이 내놓고
깊은 고요에
못내 가두웠던 눈발이 흩어진다.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는
우주정거장 미르와 도킹하기 위해 먼 여행을 떠날 것이다

                < 창 > / 정종묵 

                                      
        
                                  ... 藝盤 .


Chick Corea - Windo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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