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저문다 오늘 아침 지방에 내리던 눈이 희끗희끗 서울에 들어선다. 병원 뒤뜰 우리에 갇힌 거위들 꺽꺽 - 운다. 창문 열고 물끄러미 주차장에 흩날리는 눈을 본다. 1열 2열 3열……정지한 차들 위에 사륵사륵 싸락눈 덮이고 창가에 훅, 뛰쳐들 듯하던 눈도 머뭇머뭇 어둡고 먼 고요 속으로 흘러간다. 강변도로, 차들이 희끄무레한 저녁을 가로지르고 그 너머 63빌딩, 네가 건너간 섬이 솟고 우리 사이를 흐르는 강은 보이지 않는다. 다리 건너 늪의 시간으로 밀려가고 밀려오는 굼뜬 바퀴들, 길이 막힌다. 유리창 안에서 주전자 찻물이 끓고 어떤 의미가 되기 위해 꿈틀대는 먼 아우성에 밑줄을 긋는 동안 공중에 환하게 불밝힌 세월이 탄성들을 빼꼼이 내놓고 깊은 고요에 못내 가두웠던 눈발이 흩어진다.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는 우주정거장 미르와 도킹하기 위해 먼 여행을 떠날 것이다 < 창 > / 정종묵 ... 藝盤 *.* |
'The Mirror Of Soul'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겨울밤, 니나 시몬' ♬ (0) | 2018.01.08 |
---|---|
'사람냄새' ♬ (0) | 2018.01.06 |
'짐진 자를 위하여' ♬ (0) | 2018.01.04 |
'創자에 대하여' ♬ (0) | 2018.01.03 |
'꽃, 꽃의 무위 - 기한의 이익으로 부터의 시작' ♬ (0) | 2018.01.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