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씩 난 똑 같은 노래를 반복해서 부르곤 해. 같은 노래를 부르고 또 부르고 그러면 어떤지 알아? 하드보일드하게 지루하지 뭐. 전인권의 <행진>을 탕진으로 바꿔 부르는데 그것도 지루하면 펭귄으로 불러 그럼 정말 썰렁해지지. 전인권은 왜 행진에서 한 발짝 더 나가지 못했을까? 그러면 탕진이 됐을 텐데 스카이 라이프 광고에서 선글라스를 벗은 전인권은 애송이 개그맨의 폭탄 맞은 개그 같아. 펑크스타일로 뇌쇄적이야. 제대로 서글프다는 이야기지. 그 폭탄 머리를 만드는 데 노련한 코디네이터가 몇 시간을 주물러댄다지? 그의 선글라스를 벗길 수 있는 건 태양도, 비도 섹시한 허벅지도 아니야. 스타일리스트로 사는 것도 돈 앞에선 귀찮아진 거겠지. 하지만 누가 그를 비난하겠어? 탕진을 흥얼거리며 스니커즈가 닳도록 걷다가 문득, 지금 내가 부르는 이 노래는 원유를 잔뜩 부은 베트남 식 커피 같아. 하드보일드하게 기분이 좋아진다는 이야기지. 그래. 피 한 방울 남기지 않고 모두 써버리겠어 아무 것도 아끼지 않겠어. 우리동네 미대사관 앞 전경 아저씨들도 탕진! 우리 삼촌을 닮은 과일가게 총각도 탕진! 붕어빵 파는 뚱뚱한 아줌마도 탕진! 피스!로 인사를 대신하던 시대는 갔어 아무리 외쳐도 평화 따윈 오지 않잖아? 탕진! < 탕진 > / 문혜진 ... 藝盤 *.* |
'The Mirror Of Soul'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저녁 2' ♬ (0) | 2018.01.11 |
---|---|
'사랑에 대한 짤막한 질문' ♬ (0) | 2018.01.10 |
'겨울밤, 니나 시몬' ♬ (0) | 2018.01.08 |
'사람냄새' ♬ (0) | 2018.01.06 |
'창' ♬ (0) | 2018.01.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