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을 열어 노래 한 소절을
목청껏 불러 본적이 있는가
돌아오는 골목길 가로등 불빛 사이에 서서
누군가를 기다리며
가볍게 휘파람 소리를 낸 적이 있는가
들꽃을 꺽어 들고 열차가 지나가는
그 긴 건널목을 단숨에 뛰어가면서
그 꽃을 받을 이의 미소를 떠올린 적이 있는가
떠나가는 시내버스의 뒷창가에서
손을 흔들며 아쉬워 손을 흔든 적이 있는가

이른 봄날 시냇가에 나가
아직은 서러운 냇물에 발을 담그고
피래미들의 유영을 자유롭게
바라본 적이 있다면 그것은 언제였던가

요즈음 우리는 모든 풍경을 지워버렸다
세상 사람들은 산을 오른다 하지만
무얼 생각하고 무얼 연출하기 위해서
오르는 것일까
"거기 산이 있으니까"
그런 말들은 당신의 진정한 사랑의
말이 아니다

잊혔던 사랑의 풍경들이 요즈음
그대들에게 와 닿을 때만이
세상은 살아 있는 것,
그런 생명의 호흡을 같이 뿜어 보는 것만이
살아 있는 것 아닌가
요즈음 나는 살아 있는 것인가
죽어 있는 것인가

                 < 생명 > / 박주관
                                                                         
         
                                  ... 藝盤 .


JOAN JETT HAVE YOU EVER SEEN THE RAIN

 

'The Mirror Of Soul'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 눈물이 지나가면' ♬  (0) 2018.04.28
'작고 순하게 살고 싶었다' ♬  (0) 2018.04.27
'소망 ― 戀書·21' ♬  (0) 2018.04.25
'촌(村) 예배당' ♬  (0) 2018.04.24
'존재한다는 것' ♬  (0) 2018.04.23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