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다는 것, 단순히 산다는 것, 산다는 자체.
있다는 것, 이라는 것, 존재한다는 것. 그 순수한 실제 현상
다소곳한 햇살과 말없는 따스함 속에 느껴오는
그 넓은 관용을 받아들이려 활짝 벌려진 손바닥.

방울져 떨어져 간다는 즐거움
그 지극한 쾌락 속에 겸손한 몸을 사리고
그냥 존재한다는 것, 영원히 투명하게
충만해오는 나날, 그렇게 또 나의 존재를 소모해간다는 것

그것이 나의 평화다. 폭풍이 있는 날엔
하늘땅이 뒤집혀 무너져내리면
내 영혼은 또 서서히 바다로 떠나갈 준비가 되어 있는

영원을 향한 나침반, 하나의 별을 데불고
내 육신 - 오, 나의 한계여 - 숨쉬는 동안
그런대로 몸 가누고 살면서.

                         < 존재한다는 것 > / 헤라르도 디에고

                                                                        
     
                                  ... 藝盤 .


조동진 - 그대와 나, 지금 여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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