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내가 바라는 것은
한가롭게 아주 한가롭게
흐르던 구름이 멈추었다가는
다시 흘러가는 것을 보는 일

그 내력을 읽는 일
더 낮아질 곳이 없어서
낮게 돌아나간 들길을 거니는 일
이름 모를 작은 풀잎의 하루를 듣는 일

한 삶을 살아낸 들꽃 지는 소리에도
긴 호흡으로 생명을 늘리고
소망, 소망으로 접어둔 채
욕심의 지꺼기를 털어버리는 일

그래, 오늘 내가 바라는 것은
한가롭게 아주 한가롭게
풀잎이 들려준 그 이야기로
빈 마음 오롯이 지키는 일

                < 소戀書·21 > / 손인식
                                                                         
     
                                  ... 藝盤 .


구름, 들꽃, 돌, 여인 · 해바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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