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사 며칠 동안 알 수 없는 무력증에 시달리며 이를 악문다. 대체로 길들은 조용하다. 밤샘 끝 죽음 같은 커피 마실 때 수천 톤의 일광 속에 떠오르는 탈색한 풍경, 너는 고통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너는 게으른 피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잎사귀를 훑어내 공중에 뿌리는 바람의 힘줄, 골목길엔 주둥이 더럽혀진 개 한 마리 어슬렁거린다. 꽃잎들이 떨어지다. 혼자 있고 싶다. 6월의 사생활이 들춰진다. 벗들과의 술자리를 피한다. 막무가내로 잎 피우고 싶어. 꽃피우고 싶어. 외로움을 지우는 꽃, 절벽과 개들을 지우는 꽃. 개들도, 절벽도 견딜 수 있을 것이다. 바람의 속도에 뒤집어지는 비닐 우산, 낯선 얼굴이 꿈에 나타난다. 견딜 수 있을까? 내 것이 아닌 이 괴로움, 절벽과 무지개가 함께 내장된 생활. 슬픔 없는 배교자들이 시든 꽃가지를 들고 붉은 저녁 하늘 밑을 갈등없이 지나간다. < 6월의 하루 > / 장석주 ... 藝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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