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바람 쓸리우는 벌판의 끝 외딴집 오두막에
세 딸애들 - 두루, 혜루, 미루는 일곱 살 다섯 살 세 살인데
엄마가 떠났다 없다, 아빠는 있지만 아빠는
돈을 아주 조금만 벌어올 수밖에 없고 늘 말이 없다.
할머니가 같이 살아 키웠다, 잘 먹이고 입히지는 못해도
'우리 강아지, 강아지들'하면서 복실하게 키워주셨다.
그러한 그애들의 집에 어느 눈 내리는 겨울 저녁 집 잃은
흰 강아지 해피가 찾아들었다, 영 가려고 하지를 않았다.
삐잉 둘러앉은 쥐코밥상 사이로 끼워주고 세 딸애들은
엄마 대신 한 식구가 는 것이, 동무가 생긴 것이 신났다.
그러한 겨울이 꿈처럼 가고 속잎 돋는 봄머리 솔송나무 꽃
열매로 야물어가는 봄, 해피는 다섯 마리 강아지를
順産하는 어미개가 되었다. 그날 미루 혜루 두루는
세상에서 제일 행복했고 福實하게 가슴을 내어 밀고
한껏 자랑에 부풀었다. 할머니는 밖을 내다보고는
지붕 가득 햇살 퍼지는 목화구름이 내리는 걸 보았다.
그러한 나날의 저녁 어둠을 털며 돌아온 아빠의
늘상 슬픈 눈엔......스무개의 맑디말간 눈들이
일제히 축제의 종소리로 영롱히 안겨들어왔다.
혜루 미루 두루는 아빠의 어깨에 양팔에 매어달리고
또 그러한 그애들의 옷자락엔 해피와 그 새끼들이 매달렸다.
아빠는 휘청했다. 그리고 휘청이고 휘청이는 만큼이나
더 이상 휘청이지 않았다. 아빠는 길이 보였고 이제
그 길목의 푸른 거목으로 뿌리를 뻗어야 하는 거라
더욱 말이 없는데, 말이 없는데 말門이 열렸다.
그 말이란 겨우 조용한 미소였다. 그게 어딘가!
그날밤 할머니는 내일의 부활절 아침을 맞아 밤내
등불을 내어 걸어두고 -
바람부는 벌판의 끝 오두막 그 외딴집은, 그날 밤
地上에서 가장 아름다운 샹그릴라가 되고 있었다.

        < 옛 편지 - 家族 > / 김경희

                                                               
      
                                  ... 藝盤 .


South Pacific - HAPPY TA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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