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우리 너무 오래 마음에 불을 끄고 사는지 내 안에 환했던 그대, 소식 한 장 없고 가물가물 불씨 일렁이는 그리움 앞세워 전등사 가는 길, 노랗게 꽃등 밝힌 개상사화 본다. 등잔처럼 환하게 세상을 밝히자던 우리의 약속, 뜬구름 바람잡던 한시절 덧없는 밑그림이었을까, 감나무 끝에 매달린 까치밥, 누군가 밝혔을 저 등잔 하나, 그만 눈부셔 까맣게 그을린 목심지가 뜨겁다. 상수리나무 숲속을 뛰어다니는 다람쥐떼, 도토리 찾는 발소리 끊임없고, 지쳐서 헤매는 길은 발소리만 요란한데 그대, 세상의 가난에 어둡게 그을리지 않겠다고 석유등피를 닦던 날도 있었건만 이제는 알 수 없이 어두워져 나도 나를 읽을 수 없다. 전등사에 가면 까맣게 불꺼진 이 마음을 밝힐 수 있는 것인지, 가물거리듯 꺼지지 않는 그리움이 불빛처럼 먼저 앞서가는 길 서해의 지친 일몰은 힘겹게 집어등을 전등(傳燈)하고 환한 저 달은 기쁘게 봉홧불을 지피면서 개상사화 하나 둘 사무치는 전생(轉生)을 폭죽처럼 터뜨리는 별을 본다 그대, 저 염하(鹽河)를 건너 전등사 가는 < 傳燈寺 가는 길 > / 송유자 ... 藝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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