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나는 아내와 함께 휠체어를 타고
비둘기들이 날아가는 병원 마당을 대평원처럼
질러 간다 여기저기 푸른 가운을 입은
환자들이 서투른 솜씨로 배드민턴을 치고
팔다리 운동을 하면서 땅거미 내리는
거리 밖으로 사라져간다 휠체어를
타고 나도 바삐 간다 붉은 해가
담벽에 걸리는 시간이면 나무들이
몸채로 빛나고 아무리 작은 움직임조차도
정적에 싸여 신성을 내뿜는다 나는 충만한
기다림으로 햇빛을 받고 있는 병동과
플라타너스와 의자들, 그리고 저만큼
하늘을 흔들며 날아가는 새들을
(이 세상에 존재하는 그것들을)
벅찬 가슴으로 본다 무엇인가 보이지 않는
독수리 같은 것이 일몰을 뚫고 지나가고
병들도 지나가는 것이 붉게 보인다


               < 병상에서 > / 최하림
                                                            
           
                                  ... 藝盤 .


Jefferson Airplane - 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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