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차안의 쓰레기를 챙겨 한 손에 들고 또 지난 밤 집에서 뒤적이던 책들을 다른 손에 들고 차 문을 닫는다 또한 나는 하차를 완료하였다 현관에서 한 손에 든 쓰레기를 버리고 다른 한 손의 책들은 든 채 계단을 천천히 걸어 3층까지 올라와 긴 복도를 걸어 끝에서 두 번째 내 방 문 앞에 선다 주머니에 열쇠가 없다 이를테면 이럴 때 나는 더 이상 스스로한테 또는 세상한테 짜증이나 화를 내지 않는다 내가 무겁게 들고 온 것들을 고스란히 든 채 아무 일도 없던 듯이 오던 길을 돌아간다 이 무거운 것들을 어디 좀 두고 가벼이 다녀올까 마음쓰지 않는다 긴 복도를 걸어나가서는 계단을 내려가고 주차장을 천천히 걸어가 차에서 열쇠를 꺼낸다 아주 담담하게 다시 걷고 오르고 걸어 복도 깊숙한 끝에서 두 번째 방 앞에 섰을 때 그 방이 내 방이 아니라 2층의 같은 자리 다른 동료의 방일지라도 태연하게 돌아서서 걷고 오르고 걷는다 만세, 나는 드디어 완전한 바보가 되었다 완전한 바보가 되지 않고는 완전한 바보인 나를 참을 수 없다 얼마나 오랫동안 완전한 바보이기를 꿈꾸어왔던가 < 마침내 바보가 되다 > / 이희종 ![]() ... 藝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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