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돛배를 아십니까. 돛대에 넓은 천을 달고서 바람을 받아 가는 배. 내겐 휘고 오래된 배가 한 척 있습니다. 눈에 담아 두고 가끔 거풍하듯 꺼내어 보는, 언젠가 풍석(風席)배라 이름하던 작은 배. 그래요 정작 선주는 제 아버지입니다. 명지 끝물 일웅도 모래톱까지 데려다 주곤 하던, 지금은 동력선이 된 그 배가 예전엔 돛단배였습니다. 일웅도 모래밭 그 하이얀 파꽃 너머 눈물로 얼룩진 물새알. 물새의 연한 발자국 폭 가득 풀어도 진정 못한 울렁임 실어주던 잠자는 바람 탓 없이 조용한 노를 저어 돌아오려면 바람없인 어쩔 수 없는 무능을 무안해하던 돛대, 물살, 그 깊이는 몰라도 강물에 제 모습을 비춰보던 아버지의 돛대. 돛대의 무안을 그떄 보았지요. 일웅도 물새떼 울음소리도 새의 연한 발자국도 밀려드는 강물자락에 지워지고 없습니다. 돛배를 보셨습니까. 돛배에 황포를 달고 바람을 받아 가던 배 그러나 지금은 풍석에 누우신 제 아버지를 닮은 배. 내 넓은 무안을 달고서 흘러가는 작은 배를 누가 보셨습니까. 내 선창에 닿지 않은 그 배, 오늘은 어디로 항한답디까. < 돛배를 찾아서 > / 문정임 ![]() ... 藝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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