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삐 걷다가도 나는
잘 지은 집을 보면, 걸음을 멈춘다
집의 재질은 무엇인가
골조는 무엇으로 세웠나.
어떤 공법으로 시공했나.
마감재는 무엇을 쓰고
배수시설은 어떻게 했나. 
나는 그 집을 탐색한다.
내가 홀리는 집들은
정원 또한 아름답다.
꽃들은 계절을 가리키고
나무들은 결실을 가르친다.
집을 엿보기는 힘들다
기교가 부족하던 때는 자주
개한테 물어 뜯기고
수상한 사람으로 오인도 받았다.
나는 이제 좋은 집을 감별할 줄 안다.
속을 파내지 않은 곳은
집이 되지 않는다
내가 너에게 집이 되고
네가 나에게 집이 되려면
우리는 서로 속을 뜯어 내야만 한다.
속을 들어내지 않으면
누구에게도 집이 될 수 없다.

              < 나는 집에 홀린다 > / 양선희
                              
                                                                 
                              ... 藝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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