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십삼세란 무엇인가 아이 하나, 둘 유아원에 보내거나 미리 죽어 목화솜 같은 바람으로 떠돌거나 우울의 강둑을 거닐며 어리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마음 달래거나 좀더 넓은 아파트 좀더 안정된 살림을 위해 고되고 답답한 나날을 장승처럼 견디는 것인가 '돈을 모아 자유로울 수 있다면' '하고 싶은 일로 밥을 먹을 수만 있다면' 성취와 만족은 얼마나 먼 등대인가 등대와 가을 태양을 보며 사무치는 나의 삼십삼세란 무엇에든 용감해지는 일이다 바람 속 장작불처럼 거친 외로움은 죽음의 공포쯤은 커피 마시듯 넘겨주는 일 지금껏 사랑했는가 무얼 제대로 사랑했는가 슬프다면 대신 울어주마 불쾌하다면 기분을 바꿔주마 손을 내밀어 情人들을 편안히 맞이하고 내 안의 깊은 산책길을 따라 잊고 지낸 것을 생각하는 일이다 간소하게 사는 매력과 초조하게 들린 시계소리가 얼마나 어여쁜 노래인가 느끼는 일이다 < 삼십삼세의 가을 > / 신현림 ... 藝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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