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이 있던 연구실의 실습시간.
실험이라는게 소꿉장난이 아닐진대 어차피 재미없는데다

까칠한 박사과정 조교 땜시 늘 따분한 시간이었어.
실험과정 중에 드나들 수도 있고, 잠깐씩
여유있는 휴식이 있는터라 4시간의 강의를 견뎌.
실험실 소속이라 이런저런 어시스트를 하면서 
그 사람이 수시로 왔다갔다 하는게 그나마 즐거움이다.
 
별로 유쾌하지 않은 용매, 시약 냄새.
각 조 테이블마다 적당히 시끌벅적
건성으로 기계적으로 멍하니 실험조작을 반복하지만 머릿속은
꿈의 나들이.
'강의 끝나고 어디 가자 그럴까?'
'도서관에서 밤늦게까지 있다 갈려나?'
'주말에 뭐 할건지 물어봐야지.'
 
갑자기 옆에서 '퍽~~' '쨍그랑~~'
램프의 불꽃이 튀면서 플라스크가 깨졌어, 이런~
하숙방 룸메이트가 손을 베었네.. 아까운 피.
 
  그래도 즐거운 상상.. 


                                       ... 藝盤  .


 

즐거운 상상 - 박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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