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을 보여주십시오, 트럼펫 모양의 아파트에 다다르
자 재즈빌 관리자가 말했다 그의 옷에는 마일스 데이
비스 얼굴이 새겨진 배지가 박혀 있었다 나는 이곳에
오기 위해 화성학과 블루 노트를 공부해야 했다 그러
지 않으면 여권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었다 여권 연장
을 위해서는 존 콜트레인과 칙 코리아의 모든 음반을
들어야 한다 우선 목이 말라 빌 에반스 칵테일을 주문
했다 모자에 세 개의 날개를 가진 새가 앉는다 내 머리
카락이 북을 치기 시작하자 피아노 건반 위로 기차가
지나간다 나는 악보에는 그릴 수 없는 건반과 건반 사
이의 음들을 듣고 있었다 모자이크로 만들어진 사람들
이 음표로 만들어진 문을 찢으며 들어와 자신들의 몸뚱
이만 한 하모니카를 불었다 고막이 터질 지경이었다
나는 웨이터에게 물었다 알 디 메올라는 언제 나오나
요?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악마와의 스페니쉬 고속
도로 경주가 아직 끝나지 않아서요 구겨진 벽에서  
장고 라인하르트의 연주가 들렸다 화재 사고로 왼손
의 두 손가락을 사용할 수 없었던 그 집시는 현(絃)으
로 말했다 - 손가락이 하나 없어지면 나머지 손가락
으로 기타를 쳐야 하며 세 개가 없어져도 나머지 두
손가락으로 쳐야 하는 것이다 모두 없어진다면 손뭉치
로 쳐야한다 그것이 삶이다 - 이제는 늙어버린 쳇 베이
커가 콜록이며 트럼펫을 불고 있었다 그는 내일 자살로
추정되는 의문사로 발견된다

           < 재즈빌 > / 정재학



     
                                    ... 藝盤 *.*

Chet Baker - Almost bl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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