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하려면 어림없는 것인데
봐라, 하늘이 하시는 일인 거라.
마당에 내려선 어머니가 합장을 하였습니다
가뭄 끝에 단비 땅을 적시어
땅냄새 물큰하니 피어오르고 있었습니다


봉인을 풀 듯 나직한 그림자 적시며
생땅 냄새,
푸른 꽃내음이 훅 끼쳐 왔습니다


50억살 먹은 어리고 푸른 꽃이
50억년 찰나 동안 피워올린 몸의 향기


라일락이랄지 감꽃이랄지
이윽한 것들의 향기 속에 배어 있던 흙내음이
어린 어미꽃의 몸냄새였다는 것을
뒤늦게 알아차린 가뭄 끝이었습니다

               < 어리고 푸른 어미꽃 > / 김선우

                                                                     
        ... 藝盤예반 *.*
 


양병집 - 소낙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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