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속에 사는 개구리 한 마리를 알고 있다
그는 내가 피곤에 지쳐 쓰러져 있는 밤에만
반쯤 몸체를 입 밖에 내민다
그러고는 앞다리를 턱에 올려놓고 밖을 살핀다

나는 얕은 잠을 잔다
바닥까지 내려간 잠을 자는 동안
벌려진 입 밖으로 개구리가 튀어나와 있는 모습을
들키고 싶지 않기에,
그렇지 않은가
방에는 골목으로 나 있는 창이 있고
마구(馬具)를 잃어버린 말이 서성거리다
창문 안으로 불쑥 목을 집어넣고
이쪽을 살피지 말란 법은 없지 않은가

독신자의 잠은 대개 그렇다
악몽조차도 달콤한 슬픔과 함께 온다
어느 꿈속에 나는
입 밖으로 반쯤 튀어나온
한 사내를 내려다본 적 있다
그 사내가 바로 나라는 사실을 깨닫는 것은 어렵지 않다

개구리가 밖을 살피다 내 눈과 딱 마주치자
나는 어쩔 수 없이 그 눈을 들여다 보았고
그 순간, 독신자의 몸속에서 웅크리고
조그맣게 울음 우는 비애의 몸체를 발견한 듯
소스라쳐 깨어났기 때문이다


              < 독신자 >
/ 박형준

                                                               
        ... 藝盤예반 *.*
 



Little River Band - Lonesome Los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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