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고향집엘 갔더니 웬 시계가 그렇게 많은지,
방마다 시계가 걸려 있다
부엌에
도 정낭에도 헛간에도 마구간에도 걸려 있다
이 많은 시계들! 어디서 왔을까
아마 쑥떡 같
은 노인들만 사는 곳이라 흔해빠진 시계,
심 쓰듯 왔을 것이다
시계들은 내가 신뢰하
는 디지털하곤 아랑곳없이
흑백 사진 한 컷으로 떠오를 뿐
타임머신을 타고 가는 앉은
뱅이 책상이 있고
추억에 잠겨 느린 숨을 쉬
는 오지항아리가 있고…
그렇게 모두 흘러간
다 나의 디지털 우그러진다
마구간에는 소가
지그시 자기 코를 바라보며 되새김질을 하고,
방에서는 노인들 잔기침 소리만 들린다


             < 보고 싶은 서정 - 산골族 >
/ 김영탁

                                                               
         ... 藝盤예반 *.*
 



Jim Croce - Time in a bot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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