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병원이 좋다
조금은,


그래
조금은 어긋난 사람들,
밀려난 인생이.


아금바르게
또박거리지 않고
조금은 겁에 질린,


그래서 서글픈,
좀 모자란 인생들이 좋다.


거리며 빌딩이며
수많은 장바닥에서
목에 핏대 세우는
그 대낮에


귀퉁이에 서서
어색한 얼굴로


사랑이니
인간성이니
경우니 예절이니


떠듬거리는
떠듬거리는
오로지
생명만을 생각하는,


나는 병원이 좋다.
찌그러진 인생들이 오가는,


그래서
마음 편한,
남보다는 더 죽음에 가까운,


머지않아 끝날 그러한,
그래서
마음이 편한



나는 역시
'쟁이'던가



나는 역시
'산송장'이던가


아아
나는 역시
'움직이는 종합병원'이던가


좋다.
끝이 분명 가까우니,
오로지
생명만을 생각하느니.



             < 병원 >
/ 김지하

                                                                         
                                     ... 藝盤예반 *.*
 


Paul McCartney - Tug of W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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