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돌아가고 대문 앞에는 쓰레기만 수북하다 쓰레기차는 오지 않고 아이들 모여든다 미처 다하지 못한 쓸모는 아이들에게 샅샅이 적발되기 마련이니 쓰레기의 사랑의 한의 아픔의 역사의 빙산의 초, 靈歌, 알록달록한 화투장, 죽음의 탁월한 연기 뒤 배우들이 버린 모든 것들, 아이들은 짧은 겨울 해를 더디게 써 가며 골목의 지도를 바꾼다 할머니 돌아가고 그 노인, 평생 변변한 쓰레기 얼마나 남기셨을까 연탄재 얼마, 푸성귀 몇 잎, 낙동강 따라 부산 앞바다로 흘러갔을, 노인의 영혼을 무거이 만든 그 습기들 얼음 땅 어디에 내려 가벼운 발자국 남길까 < 쓰레기 모으면서 > / 성석제 ... 藝盤예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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