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몇살 때던가 제비꽃 재재거리는 여학교 교문 앞을 발이 떨리던 때는 그런 대로 그 비틀걸음에는 가락이 실려 있었다. 찬란한 은행잎을 달고 찬송가가 유독 출렁거리면 마음 뒤안에 깔린 노을을---. 아직도 그 여학생들의 옷태가 머리태가 좋으면서, 기쁘면서, 또한 그를 사랑하면서, 이제는 너무 멀리 그 교문 앞을 지나와버린 부끄러움도 가락도 없는 내 발걸음이 섭섭할 뿐이다. < 열 몇살 때 > / 박재삼 ... 藝盤예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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