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너는 소리 없이 울고 나는 소주를 찍어 낙서를 하면서도 네가 흘린 양만큼의 세월을 견디기 힘들어한다는 것을 까맣게 몰랐다 대부분 이땅의 남자들이 그러하듯 적은 항상 달 없는 밤 철책에 내리쏟아지는 별빛으로만 침투한다는 것을 알았을 때 비로소 네 눈물이 품고 있었던 낱말들을 읽을 수 있었다 대개, 이 땅의 여자들은 그렇게 떠나고 순간적으로 찔러주었던 혓바닥의 감촉만으로 전투호에서의 불면을 이겨내야 한다는 사실이 삼십 개월 내내 치욕이었다 헤어짐을 확인하고 귀대한 저녁 표적도 없는 사격을 해대고 완전군장 뺑뺑이를 돌며 한줌의 눈물로 마련될 이 땅 곳곳의 입영전야를 떠올렸다 < 입영전야 > / 정기복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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