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가슴속 어두운 방에 반딧불 하나 키웠으면 좋겠네 낮에는 풀잎 뒤 이슬로 숨었다가 밤이면 초롱한 눈빛으로 나를 깨우는 가장 절실하게 빛나는 언어가 되는 더러는 꽃이 되는 원죄가 되는 나 눈 번히 뜨고도 세상 어두워 지척을 분간하지 못할 때 아차! 발 삐끗 미망 속을 헤맬 때 반짝반짝 나만 아는 신호를 보내는 먼 그리움 같은 반딧불 하나 아무도 모르게 가졌으면 좋겠네 내 영혼의 배터리가 다 닳아 삶이 시큰둥 깜박거릴 때 온몸을 짜릿짜릿 충전해주는 그 은밀한 사랑, 그게 혹 황홀한 고통의 마약일지라도 나는 죄짓듯 기꺼이 음독하겠네 손만 대면 확! 뜨겁게 점등하는 알전구처럼 성감대가 민감한 반딧불 하나 환히 켜졌으면 좋겠다 쓸쓸하고 어두운 나의 빈방에. < 반딧불 > / 임영조 ... 藝盤예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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