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어둠 속에서 서로 말없이 걷고 또 걷는다 여름은 길고 밤도 길다 생각이 어지러운 사람들이 생각을 어둠에 뿌려놓고 걷고 또 걷다보면 처음 자리로 돌아오는 밤의 운동장 지구처럼 둥글고 평평한 운동장을 걷다보면 어느새 생각이 둥글어진다 한낮의 격전이 사라진 뒤 적막이 매달린 밤의 숨소리 가득하고 우리는 말없는 세상 속을 가쁜 숨결로 덮는다 낮의 자국을 밤에 새긴다 올려다보면 밤의 아파트 불빛은 늘 고독하다 고독은 고독의 걸음으로 걸어야 한다고 넌지시 말 건네오는 밤 발자국 소리로 번져나가는 기억의 파장처럼 너는 나를 읽어가고 나는 너의 등뒤를 읽는다 한 토막, 삶이 꾸려진다 밤의 운동장에서 그림자마저 삼킨 사람 하나 둘 그루터기에 걸터앉아 밤의 속내를 드나든다 보지 않고도 보는 법을 배우는 밤의 운동장 너의 등뒤에서 내가 맡는 흑백사진의 알싸한 냄새 시큼달큼한 것을 어둠으로 둘러싸여 있는 것들 < 밤의 운동장에서 > / 이사라 ![]() |
'The Mirror Of Soul' 카테고리의 다른 글
'눈길 간다' ♬ (0) | 2019.05.30 |
---|---|
'희망이 표류하는 밤' ♬ (0) | 2019.05.27 |
'태양의 형식' ♬ (0) | 2019.05.20 |
'반딧불' ♬ (0) | 2019.05.16 |
'길에 홀리다' ♬ (0) | 2019.05.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