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미끄러운줄
나는 안다
속도제한 없는 아우토반 freeway
그 곳을 나는 안다.
거의 참을 수 없을 만큼 달릴 때
그 때는 느낄 수 없었던 수막 같은
눈물현상을
바퀴가 혼비백산 하던 그 황홀을
평범한 그 차로에서 나와
어지러운 허리띠를 풀때야
나는 알았다.
한 발자국도 물러날 수 없는 쓸쓸함에다
징그런 수술자국 하나 긋고
어디를 건드려도
눈물 차오르던 고속주행의 후유증
그 후로
자주 멈추는 자동차를 위하여
동맥까지 우울하게 떨려오는 시동을 미리 건다.
쓸쓸한 바퀴의 노동 끝에 묻었다가
지상으로 떨어지는 진흙빛 허무를 내려다보며
사랑만 닳아지는 공회전을 한다.
헛바퀴가 돌아갈 적마다
헛소리를 지르다 제자리에 기절해버리는
그런 아픈 바퀴를
나는 네개씩이나 달고다닌다는 사실을
뒤늦게야 알게 되었다

                < 공회전(空回轉) > / 최문자 

  
                 
                                                       ... 藝盤예반 *.*                          
                                                    

안개 걷히는 날 - 신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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