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뒷골목
리어카 노인에게서 삼천원짜리 가요 테이프를 샀다
스물한 곡이 들어 있는 '장터 경음악2'
표지엔 엘비스 프레슬리를 닮은 가수의 그림이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다 정지되어 있다
그래도 노인은 정품 테이프만 판다며
깎을 마음이 없는 내게
깎아줄 수 없다고 말했다

'울고 넘는 박달재'
'울긴 왜 울어'
'홍도야 울지 마라'
'목포의 눈물'
'백마야 울지 마라'
'나그네 설움'
'불효자는 웁니다'
'눈물 젖은 두만강'

한 곡에 백사십이원짜리 눈물을 정품으로 흘리며
리어카는 노인을 데리고 술집 붐비는 곳으로 간다
나이 든 취객들을 울리러 간다.


               < 눈물 젖은 테이프 > / 전남진

  
                 
                                                       ... 藝盤예반 *.*                          
                                                    

Van Halen - Dancing In The Stre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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