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꿈꿀 수 있다면
     개미 한 마리의 손톱으로 사천오백 날쯤
     살아낸 백송, 뚫고 들어가 살아보는 일
     나무 속에 살면서
     제 몸의 일부를 썩히는 일
     제 혼의 일부를 베어내는 순간을 닮아보는 일
     향기가 악취 되는 순간을 껴안는 일
     다시 꿈꿀 수 있다면
     제것인 양 슬픔을 연기하는 배우처럼
     누군가의 슬픔을 소리낼 줄 아는 새가 되는 일
     새가 되어 살면서
     미처 못 간 길, 허공에 길을 내어주는 일
     그 길을 또다시 잃어버리고도
     개미 한 마리로 살아내게 하는 일
     나무 속에 살면서 새가 되어 살면서
     축복은 神이 내리고
     불운은 인간이 만든다는 것을
     인정하는 일


                   < 다시 꿈꿀 수 있다면 > / 박라연 

                                                                         
               
                                  ... 藝盤 .

Fleetwood Mac - Drea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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