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손이 천장과 벽의 탈색을 벗겨내자 헐벗은 꿈들, 서로 어깨 감싸며 한때 방 안에 흐르던 식구들의 가난한 웃음을 추억한다 방이 품어 온 넓이 만큼 그는, 도배지의 키를 자르고 밀가루 풀을 듬뿍 바른다 겨울 바람에 마음의 창호지 다 뜯겨 위풍 드세던 기억들, 초벌 도배로 달랜 후 그는 아주 능숙하게 무늬와 무늬 사이로 틈 생기지 않도록 맞춰 벽지 뒷면의 차가운 세계에다 단단한 내일의 꿈을 더욱 끈적이게 붙인다 가로 세로 한 획씩 붓끝이 스칠 때마다 더욱 가까워지는 벽과 무늬의 사랑 해가 지자 꽃무늬 환해진 사각형 방이 웃는다 창 밖, 일찍 구경나온 저녁별 밤하늘 위에 저마다의 일을 도배하고 있다 < 그는 별을 도배한다 > / 이가희 ... 藝盤 *.* |
'The Mirror Of Soul' 카테고리의 다른 글
'創자에 대하여' ♬ (0) | 2018.01.03 |
---|---|
'꽃, 꽃의 무위 - 기한의 이익으로 부터의 시작' ♬ (0) | 2018.01.02 |
'선술집' ♬ (0) | 2017.12.31 |
'비 내리는 날' ♬ (0) | 2017.12.30 |
'지금 어디에 계십니까' ♬ (0) | 2017.12.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