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것이 하얗다
하얗게 둥지 튼 겨울 햇살이 그대 사랑같이 뽀얗다
그리고 음악 속에 내 하루의 한낮이
촛불 켜든 채 닻을 내리고
가끔씩 하늘 문열고 나는 새들이 있어
문득 세상살이가 가벼워진다
그대, 불러줄 이름조차 아주 멀어져
희미해진 얼굴 낮달로도 뜨지 못하면
나 그때는 어찌하나
겨우내 내 꿈속 머리맡에
피워주던 풀꽃도
제 허리 베어 흰 커튼으로 어둔 창 가렸구나
곤한 잠속에 마른 꽃잎을 들고 섰는 사람아
떠날 때는 눈물도 보이지 말아라

길 위엔 종이조각만 날아있고
자동차도 아이들도 겨울골목도
오늘은 휴일이다

             < 겨울 일요일 > / 김창숙

                                      
         
                                  ... 藝盤 .


Gloomy Sunday - Billie Holi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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