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코에서 목으로 왕복하며 목소리가 기억나지 않는 변성기를 맞이하고 있었다 콘택 600 혹은 판피린을 조제하는 TV 앞에 앉아 있다가 소망약국 앞을 머뭇거리다 병원으로 향하는 것은 가운을 입지 않은 약사 때문이었을까 식당과 정육점 사이에서 약 냄새를 풀풀거리지 못하는 옅은 기운 때문이었을까 녹색간판의 세지의원 2층 계단을 오르며 세지는 딸이름일까 아내에게 감추고 싶은 첫사랑의 여자일까 힘없이 굽어지는 무릎이 관절염일까를 생각하며 손가락이 긴 의사를 만났다 감기 같은데요. 순간, 아니다 감기 걸렸는데요라고 말을 했어야 했는데 스스로 진단하고 판단하는 것은 선고의 두려움을 베어내기 위함이다 두려움의 상처에 먼저 불을 지르고 맞불을 기다리는 이것은 소독이 아니다 온몸을 달구는 몸 살. 모두들 전염의 불덩이 하나씩 지니고 사는 사람들은 불신하지 않은 것은 죄라며 병원 복도에서 기침을 하고 있다. 감기가 아닐지 모른다. < 감기유감 > / 정덕재 ![]() ... 藝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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