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치질을
이틀에 한 번 하는 여자는
아마 당신밖에 없을거요.
양치질하면 잠이 달아나 버린다고......
썩으면 틀니 하면 그만이지
뭐가 걱정이냐고 하던 당신이
결국 치과엘 가야겠다고
백기를 들다니......
아프긴 무지 아픈가보오.

전자톱 돌아가는 소리가
목이라도 베버릴 것 같아
무서우니 함께 가자고 하는
당신을 따라 치과엘 갔소.

의사는 당신의 입안을
들여다보더니
충치들이 잔치를 벌렸다고
어찌 이 지경까지 놔두었냐고
나를 마구 혼냈소.
치료가 시작됐고,
건물이 다 무너져버릴 것 같은
당신의 비명소리에
의사와 간호사,
대기실의 환자들까지도
진땀을 흘렸소.
그리고는 당신이
간호사의 허벅지를 쥐어뜯고
의사의 손을
물어버리는 바람에
치료는 거기서 끝났고
우리는 병원에서 쫓겨나게 되었소.

집에 오자마자
당신은 진통제 한 주먹을
통째로 삼겼고,
양치질을 수도 없이 했소.

그러게 여보,
평소에 이 좀 잘 닦지.
내가 의사에게 사정을 해볼테니
내일 다시 병원에 갑시다.
가서
많이 아프더라도
이를 악 물고
아니, 입을 잘 벌리고
착하게 치료받읍시다.
     불쌍한 여보......
잘 자.

              < 치통 > / 정재윤 

                                      
        
                                  ... 藝盤 .


Heartache Tonight - Eag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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