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갈피 접힌 책은 고요하다 긴 긴 문장들도 뜻을 접고 앉아서 쉰다 왜 이쯤에서 갈피를 접었을까 갈피 접은 뜻을 알 수 없다 언제쯤 읽다만 페이지일까 갈피 접힌 책은 고요하고 아름답다 여긴 내가 밑줄 친 세간(世間)의 얼룩도 없다 누가 이 책에 갈피를 접고 간 것일까 갈피 접힌 뜻을 알 수 없어 도 누군가의 황혼녘의 서가를 뒤진다 갈피 접힌 生 갈피 접혀 책 속을 흘러다니는 生 도서관에서 굶어죽은 사람도 있다고 한다 바람에 떨어지는 푸른 열매들 다시는 이 땅으로 돌아오지 않겠다고 울먹이던 누군가가 이윽고 숨을 거둔다 또하나의 갈피가 접히고 또 하나의갈피가 접히고 딸아이가 옆방에서 거짓울음을 울고 논다 < 갈피 접힌 책 > / 오정국 ![]() ... 藝盤 *.* |
'The Mirror Of Soul'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 시대의 변죽' ♬ (0) | 2017.05.31 |
---|---|
'노스님의 방석' ♬ (0) | 2017.05.30 |
'시계 소리를 듣다 보면' ♬ (0) | 2017.05.27 |
'소나무' ♬ (0) | 2017.05.26 |
'영진설비 돈 갖다 주기' ♬ (0) | 2017.05.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