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시계 소리를 유심히 듣다보면 우리의 발목에 혹은 손목에 수갑 채우는 소리 같기도 하다 시내버스 노조 파업으로 발이 꽁꽁 묶인 외곽지대 기안문서를 다 작성해야 귀가를 허용받는 셀러리맨들처럼 우리 앞에 걸린 시계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무엇인가 풀려야 할 것이 묶여 있는 것 같고 묶여야 할 것이 풀려 있는 것 같다 24시간 편의점처럼 열려 있는 수입개방과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물가 대학 나온 고급 인력들이 세계 최고의 실업률을 자랑하는 진정 일하는 손이 필요한 여기는 도마동 언덕배기 권태가 기미처럼 끼어 있는 난다방 시계 소리를 유심히 듣다보면 허기 때우듯 적당히 꾸려지는 세상의 안팎마다 우리의 육신에 혹은 정신에 태엽을 감는 소리 같기도 하다 경종 울리는 소리 같기도 하다 < 시계 소리를 듣다 보면 > / 강희안 ![]() ... 藝盤 *.* |
'The Mirror Of Soul' 카테고리의 다른 글
'노스님의 방석' ♬ (0) | 2017.05.30 |
---|---|
'갈피 접힌 책' ♬ (0) | 2017.05.29 |
'소나무' ♬ (0) | 2017.05.26 |
'영진설비 돈 갖다 주기' ♬ (0) | 2017.05.25 |
'어느 시인의 흙집일기' ♬ (0) | 2017.05.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