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더 참을 수 없는 것들은 쓰러지면서 덩어리가 된다. 얼음덩어리와 함께 돌아온 사내를 보았다. 대림산업 현장소장이었던 그가 사우디아라비아 뜨거운 모래벌판 달리다가 앞바퀴 빠져 시체로 귀국할 때 알루미늄관 속에 넣은 드라이아이스, 고등어자반 소금에 절이듯 이리저리 얽어맨 몸 부위부위 더글거리던 덩어리얼음 소복 입은 그의 아내 그 곁에서 또 하나의 큰 얼음덩어리로 서있었다. 얼음도, 차가움의 근원은 저 눈부신 흰 눈이었는데 그 포근했던 기억의 가루도 북풍 앞에 쓰러지면 바로 덩어리가 되었다. 몹시 아프고 나면 그 끝에 덩어리가 매달린다. 뭔가 방울방울 떨어져 녹아내리면서…… 단단했던 기억의 참나무도 나무로 치솟다가 더는 참지 못하고 숯덩이가 되었다. 덩어리들은 매일 밤 꿈을 꾼다. 별안간 뽀얀 가루가 되는 꿈을 꾼다. 뿌리를 타고 올라가 다시 나무가 되는 꿈을 꾼다 참나무를 자꾸 베어 숯을 구워내도 내 안의 아픈 산들은 나무로 울창하다. 저 포근했던 가루, 사랑의 기억 때문에 < 가루를 향하여 > / 최문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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