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미읍성 순교터를 돌아보다가 예수가 말했다. "저들처럼 이름도 없이 두 팔 제대로 벌리고 달릴 십자가도 없이 나뭇가지에 아무렇게나 달려 건들거리거나 흠씬 매맞아 죽은 사람은 인간적으로 나보다 웃길이지." 잠시 생각하고 불타가 말했다. "저기 이름 없는 풀꽃이 피어 있네." 흐린 봄 하늘에서 눈을 거두며 예수가 속삭이듯 말했다. "거기가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곳이 아닐까." 불타는 개망초에 코를 대며 싱글댔다. < 해미읍성에서 > / 황동규 ... 藝盤예반 *.* Roberto Carlos - Jesus Crist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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