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 테오가 물어뜯기며 비명을 질렀기 때문에 나는 귀를 잘라버렸다 손에 쥔 칼날 끝에서 빨간 버찌가 텅 빈 유화지 위로 떨어진다 한 개의 귀만 남았을 때 들을 수 있었다 밤하늘에 얼마나 별이 빛나고 사이프러스 나무 위로 색깔들이 얼마나 메아리치는지 왼쪽 귀에서 세계가 지르는 비명을 듣느라 오른쪽 귓속에서 울리는 피의 휘파람을 들을 수 없었기 때문에 커다란 귀를 잘라 바람 소리 요란한 밀밭에 던져버렸다 살점을 뜯으러 까마귀들이 날아들었다 두 귀를 다 자른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와 멍청한 표정으로 내 자화상을 바라본다 < 고흐 > / 진은영 ... 藝盤예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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